청나라 황제의 여름별궁인 원명원의 12지신상 가운데 쥐와 토끼 머리 청동상
크리스티, 경매 무효여부 답변거부
프랑스에서 경매에 부쳐졌던 원명원(위안밍위안) 12지신상 유물의 낙찰자는 중국의 한 ‘애국지사’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 중국인이 낙찰금을 내지 않겠다고 하면서, 의도적으로 경매를 유찰시키려 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의 문화재 관련 학자와 유명 인사들로 구성된 ‘해외로 약탈된 문화재 환수를 위한 중화기금’은 2일 베이징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원명원 유물을 낙찰받은 사람은 중국인 차이밍차오라고 밝혔다.
차이는 이날 회견에서 “당시 경매장엔 모든 중국인이 참석했을 것”이라며 “나는 한 사람의 중국인으로서 책임을 다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일은 애국심에서 한 것”이라며 “경매에 올라온 유물 두 점이 약탈된 문화재인만큼 낙찰금을 내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낙찰자가 돈을 제때 내지 않을 경우 경매 자체가 무효화되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경매를 주관한 크리스티 쪽은 이와 관련해 답변을 거부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한 경매업계 전문가는 “낙찰자가 인수를 포기할 경우 유찰 여부는 개별 경매마다 다르다”고 말했다. 문제의 유물은 1860년 2차 아편전쟁 당시 원명원에서 프랑스와 영국 연합군에게 약탈된 12지신상 가운데 쥐와 토끼머리 청동상 등 두 점(사진)으로, 지난달 26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이브 생 로랑 소장품 경매전에 모습을 드러냈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