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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천안문 ‘20년 상처’ 이젠 보듬어야”

등록 2009-04-05 20:49

천안문 민주화운동 일지
천안문 민주화운동 일지
청명절 맞아 추도식…대학·온라인도 추모 열기
지식인들 “반혁명 규정 폐기를” 재평가 요구
오는 6월4일 천안문 민주화운동(천안문 사태) 20주년을 앞두고 당시 중국 정부의 무력진압으로 스러진 희생자들과 민주주의에 대한 추모 열기가 되살아나고 있다. 희생자들을 애도하는 유가족들의 모임이 잇따르고, 역사적 재평가를 요구하는 지식인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청명절인 4일 베이징 근교 와난 공동묘지에선 천안문 민주화운동 당시 숨진 왕판디(당시 19살)의 유가족과 친구 100여명이 모여 추도식을 열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5일 전했다. 왕은 1989년 6월4일 베이징 중심가 장안가(창안제)에서 사진기로 인민해방군의 진압장면을 찍다 숨졌다. 와난 공동묘지에는 천안문 민주화운동 당시 숨진 희생자 수십명이 묻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가족들은 지난달부터 자식에 대한 기억과 자식을 잃고 살아왔던 고통을 온라인에 차곡차곡 기록하고 있다. 당시 17살이던 아들을 잃은 전 베이징대 교수 딩쯔린(72)은 “200여명의 부모들이 일주일에 하나씩 천안문에 대한 기억들을 더듬어 수필이나 시로 남기고 있다”며 “늙고 병든 부모들이 하나둘씩 죽으면 그들과 함께 그때의 기억들도 땅에 묻힐까 두렵다”고 말했다.

당시 학생시위를 주도하다 반혁명 선동 및 정부전복 음모로 수감됐던 왕단(40)은 최근 블로그를 통해 중국 누리꾼들과 당시의 기억을 교류하고 있다. 1998년 석방돼 미국으로 망명한 왕은 지난해 9월 중국 포털사이트 ‘신랑왕’에 싱즈라는 필명으로 블로그를 개설해 천안문 민주화운동에 대한 기억들을 전하고 있다. 그의 블로그에는 6개월간 6만명이 넘는 누리꾼들이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천안문 민주화운동의 재평가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다. 당시 학생시위에 동정을 표하다 실각한 자오쯔양 전 총서기의 비서인 바오퉁은 최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 공개서한을 보내, 천안문 민주화운동을 반혁명 음모로 규정한 당국의 공식 보고서를 폐기하라고 요구했다. 그는 “천안문의 상처를 치유하지 않는다면 중국은 결코 조화로운 사회가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사건의 재평가를 둘러싼 갈등도 불거지고 있다. 홍콩대에선 지난 1일 천안문 민주화운동에 대한 재평가 투표를 알리는 대자보가 훼손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홍콩대 총학생회는 투표 결과 과반수 학생이 찬성하면 중국 정부를 상대로 천안문 민주화운동 재평가를 촉구하는 운동을 벌일 계획이었다. 중국 공안 당국은 최근 천안문 민주화운동을 기념하는 글을 준비하고 있다는 이유로 반체제 인사 장치성(61)을 체포해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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