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중국 본토에서 첫 신종 플루 감염자로 확인된 환자가 입원한 쓰촨성 청두의 병원에서 마스크를 쓴 간호사들이 창 밖을 바라보고 있다. 청두/AP 연합
중국 본토에 첫 감염자
외교마찰도 불사했던
‘멕시코인 봉쇄’ 헛수고
외교마찰도 불사했던
‘멕시코인 봉쇄’ 헛수고
중국 쓰촨성에서 처음으로 신종 인플루엔자(H1N1)에 감염된 환자가 발생해 중국 대륙에 비상이 걸렸다.
중국 위생부는 미국에서 유학 도중 최근 중국으로 돌아온 쓰촨성의 한 중국인 남성(30)이 신종 플루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11일 밝혔다. 이 남성은 현재 격리돼 치료를 받고 있으며, 체온과 맥박, 혈압에는 큰 이상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본토에서 신종 플루 감염자가 확인되기는 처음이다. 성이 ‘바오’로 알려진 이 남성은 미국 세인트루이스를 출발해 브라질 상파울루를 거쳐 일본 도쿄에 도착한 뒤 9일 베이징공항을 통해 중국에 들어왔다. 이어 청두로 가는 비행기에서 발열과 기침, 콧물 증세를 보여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검사를 받았다.
중국 위생부는 이 남성과 함께 쓰촨항공 8882편을 탔던 승객 150여명을 긴급 추적해 격리했다. 위생부는 또 청두에 의료진을 급파하고, 청두 공항을 비롯해 전국 공항에 대한 방역작업을 강화하고 있다. 2003년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의 악몽을 기억하는 중국 정부는 신종 플루의 본토 상륙을 저지하기 위해 50억위안에 이르는 예산을 투입하는 등 총력전을 펴왔다.
중국 정부의 총력전은 멕시코 정부와의 외교적 마찰도 초래하고 있다. 멕시코 정부는 중국이 멕시코 국민들에게 납득하기 어려운 조처들을 취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상하이 무역 박람회에 참가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10일 밝혔다. 중국 정부는 지난 1일 홍콩에서 멕시코인 남성(25)이 신종 플루 감염자로 확인되자 호텔 전체를 봉쇄하고, 멕시코와 상하이를 잇는 항공기 운항을 중단했다. 이 과정에서 감염 증세가 없는 다른 멕시코인들까지 격리해 멕시코 정부로부터 차별적인 조처라는 비판을 받았다. 멕시코 정부는 아직도 중국에 멕시코인 13명이 격리돼 있다고 밝혔다고 <에이피> 통신은 전했다.
홍콩 정부는 최근 신종 플루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된 일본인들과 같은 비행기에 탄 홍콩인 2명과 여행객 1명 등 3명을 격리조처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만 정부는 11일 신종 플루 감염이 의심됐던 모자는 검사결과 계절성 독감 환자였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조기원 기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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