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바오 중국 총리
12일 쓰촨성 대지진 1주년을 맞아 진앙지였던 원촨에서 열린 추모식에 그동안 지진 복구를 총지휘해온 원자바오(사진) 중국 총리가 참석하지 않은 것을 두고 설왕설래가 한창이다. 원 총리는 지난해 지진이 발생하자 2시간 만에 쓰촨성으로 날아가 피해 현장을 둘러보고, 인명 구조를 독려한 바 있다. 당시 원 총리는 닷새 동안 현장에 머물며 생존자들을 위로하고, 구조대원들을 격려하는 강행군을 펼쳤다. 인민해방군이 지진의 충격이 채 가시지 않은 현장에 들어가는 것을 꺼리자 “당신들을 누가 먹여살리고 있는지 기억하라”며 호통을 쳤던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그는 이후에도 5차례 더 지진 현장을 방문해 난민들을 위로했다. 그가 건물 잔해를 더듬으며, 희생자들에게 애도를 표하고, 눈시울을 붉힌 채 용기를 내라고 격려하던 모습은 지진 피해자들에 대한 중국 정부의 관심을 상징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그는 12일 대지진 1주년을 맞아 원촨에서 열린 추모식은 물론, 베이징에서도 관련 행사에 일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원 총리가 원촨에서 열린 1주년 추모식에 참석하지 않은 까닭은 지진 복구의 업적을 개인이 아닌 공산당과 정부의 것으로 돌리기 위한 정치적 고려가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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