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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중국 호텔요리사 의문사에 수만명 시위

등록 2009-06-21 16:48수정 2009-06-21 21:48

시민들, ‘투의 죽음 마약 밀매와 관련’ 주장
중국 후베이성의 한 호텔에서 일하던 젊은 요리사의 ‘의문의 죽음’이 대규모 시위로 번졌다.

 후베이성 스서우시 시민 1만여명이 19일 융룽호텔 주변을 에워싸고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를 비롯한 홍콩 신문들이 21일 전했다. 중국 인터넷에는 호텔 앞에 몰려 있는 시위대의 모습을 비롯해 파손된 경찰차량, 불타는 호텔 간판 등 시위의 격렬함을 보여주는 사진이 올라 있다.

 이번 시위는 이 호텔에서 요리사로 일하던 투위안가오(24)가 17일 밤 호텔 현관 근처에서 주검으로 발견되면서 불붙었다. 공안당국은 투의 방에서 유서가 발견됐다며 투가 신병을 비관해 투신자살한 것으로 단정짓고, 유족들에게 시신을 수습해가라고 요구했다. 공안당국은 특히 유족들에게 화장할 것을 권하며 장례비용으로 3만~5만위안을 주겠다고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투의 아버지는 경찰의 발표를 믿을 수 없다며, 아들의 주검을 호텔 로비에 안치한 채 농성에 들어갔다. 그는 아들의 주검이 발견된 곳에선 핏자국이 보이지 않았다며, 아들이 폭행을 당해 숨진 뒤 호텔 밖으로 내던져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투의 주검 옆에 가스통을 놓고 경찰이 진입하면 불을 붙이겠다고 위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농성에 동조하는 시민들이 하나둘씩 호텔로 몰려들면서 19일엔 시위대가 1만여명으로 불어났다. 시위대가 5만여명에 이르렀다는 주장도 돌고 있다.

 공안당국은 상황이 심각한 양상으로 발전하자 4~5차례 투의 주검을 호텔 밖으로 빼내가려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시위대는 19일 공안 1천여명이 투의 주검을 호텔 밖으로 빼내가려하자 호텔로 통하는 모든 도로를 차단한 채 돌과 유리병을 던지며 격렬하게 저항했다. 이 과정에서 시위대 200여명이 다쳤다고 홍콩에 기반을 둔 중국의 인권과 민주주의를 위한 정보센터 쪽이 밝혔다.

 시민들은 투의 죽음이 이 호텔의 마약 밀매와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 시민은 “융룽호텔이 마약을 거래해왔다는 사실은 공공연한 비밀”이라며 투가 밀린 임금을 받기 위해 이를 폭로하겠다고 위협하자 죽임을 당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융룽호텔에선 2년 전에도 한 여종업원이 투신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으나, 호텔 쪽에서 3만위안을 유족들에게 주면서 이를 무마했다고 시민들은 주장했다.

 투의 유족들은 20일에도 농성을 풀지 않고 융룽호텔을 지키고 있다. 시민들은 투의 주검을 보존할 수 있는 냉동고를 사기 위해 모금운동을 하고 있다고 홍콩 신문들이 전했다. 융룽호텔은 스서우시의 공안 및 법원 간부와 전력국 관리들이 공동으로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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