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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중국, 방사능 유출 소문에 주민들 대탈출 소동

등록 2009-07-20 18:04

허난성 치현의 80% 집 비워…소문 유포자 5명 긴급 체포
중국 허난성의 한 현에서 방사능 물질이 유출됐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주민들이 긴급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최근 허난성 카이펑시 치현에서 농작물의 유전자를 조작하던 중 방사능 물질 ‘코발트 60’이 누출됐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지난 17일부터 주민 수십만 명이 대피하는 소동이 빚어졌다고 20일 보도했다.

이번 소동은 지난달 7일 치현에 있는 한 방사능 취급장에서 농작물에 코발트 60을 투사하기 위한 작업을 하던 중 원격조정으로 움직이는 로봇이 이상을 일으키면서 시작했다. 관련 당국은 이를 숨기고 베이징에서 기술자들을 불러들였으나, 이들 역시 로봇을 수리하는 데 실패했다.

뒤늦게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13일부터 치현에선 인터넷과 휴대전화를 통해 방사능 물질이 누출됐다는 소문이 급속도로 번져나갔다. 소문은 방사능 물질이 유출돼 여러 명이 숨졌다는 소문으로 확대됐고, 심지어 방사능 장비가 폭발해 로봇이 녹아내렸다는 유언비어까지 돌기 시작했다. 인터넷에선 “과학자들도 놀라서 비행기를 타고 서둘러 도망갔다. 이제 앉아서 죽는 것을 기다리는 방법 밖에 없다”는 댓글도 등장했다.

사태가 심상찮게 돌아가자 치현 당국은 성명을 발표해 방사능이 유출되지 않았다고 밝혔으나, 주민들의 대탈출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주민들은 17일 오후부터 승용차와 경운기, 마차를 타고 대탈출을 시작했다. 이 때문에 카이펑과 정저우, 뤄양으로 통하는 도로는 거대한 주차장으로 변했다. 한 주민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주민의 80%가 집을 비우고 떠났다. 현의 모든 거리가 텅텅 비었다”고 말했다. 치현의 인구는 100만명 정도로 알려졌다.

카이펑시 당국은 주민들의 불안감을 진정시키기 위해 총력전을 펼쳤다. 환경보호국은 17일 오후 5시 치현 정부와 함께 “코발트 60이 통제된 상태에 있으며, 아무런 위험이 없으니 유언비어를 믿지말라”는 내용의 긴급성명을 발표했다. 저녁 8시엔 치현 현장이 직접 텔레비전에 나가 방사능 물질 누출설은 근거가 없는 것이라고 거듭 해명했다. 저녁 9시엔 카이펑시 정부가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러나 주민들은 여전히 당국의 발표를 의심하고 있다. 한 주민은 “당국이 지난달 7일 발생한 사고를 숨기지 않았느냐”며 “당국의 발표를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치현 당국은 로봇과 방사능 장비를 조만간 회수해 수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화통신>은 이번 소동과 관련해 인터넷에 근거없는 소문을 퍼뜨린 5명이 긴급체포됐다고 전했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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