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중국 톈진시에서 쏟아지는 폭우로 반쪽이 찢겨 나간 우산을 들고 한 여성이 택시를 잡으려 하고 있다. 갑자기 쏟아진 장대비는 불볕 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이 도시의 열기를 조금 가라앉혔다. 톈진/ AP 연합
올림픽뒤 강우량 늘고 황사 줄어
차량운행 제한·경기침체 영향도
차량운행 제한·경기침체 영향도
“베이징에는 기후변화가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
최근 베이징을 방문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베이징의 날씨를 보고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지난해 올림픽 개최 이후 베이징의 하늘과 공기가 한결 깨끗해진 이유를 세계적인 기후변화에서 찾은 것이다.
실제로 올림픽 이후 베이징의 날씨는 몰라보게 변했다. 건조하고 탁한 공기로 악명높았던 베이징은 요즘엔 비가 자주 내리고 청명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상반기에는 대기오염지수가 2급 이상인 맑은 날이 전체 181일 가운데 146일이나 나타났다. 1998년엔 이런 날씨가 100일에 그쳤다. 지난해 6차례 발생했던 황사도 올해엔 단 1차례 나타났다.
게다가 요즘엔 장마를 떠올리게 할 정도로 비가 잦다. 지난달 하순부터 3일까지 10일 동안 무려 9일이나 비가 내렸다. 양위안친 중국기상국 대기성분 관측서비스센터 고급공정사는 “세계적인 기후온난화 여파로 베이징의 날씨에 변화가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의 노력도 공기를 맑게 하는 데 기여했다. 베이징시는 올림픽을 앞두고 시행한 차량운행 제한을 내년 4월10일까지 연장했다. 시내의 오염원을 폐쇄하거나 이전한 것도 주효했다. 세계적인 경기 침체가 베이징의 대기를 맑게 하는 데 도움을 줬다는 분석도 있다.
그러나 이런 외형적인 변화에도 불구하고 대기오염에 대한 불신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다. 중국의 대기오염 판단 기준이 국제기준보다 정밀하지 않기 때문이다. 환경당국이 발표한 대기오염 지수와 베이징 주재 미국대사관이 자체적으로 측정하는 지수가 서로 달라 논란이 일 정도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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