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 성도 우루무치에 있는 우루무치박물관에서 모녀가 지난 1일 ‘우리는 한 가족’이라는 명칭의 사진 전시를 보고 있다. 5일은 우루무치 유혈분쟁이 일어난 지 1달째 되는 날이다. 우루무치/신화 연합
중국 정부 시위관련자 추가검거 등 공세 가속
이슬람 무장단체 보복 공언…총성없는 ‘싸움터’
이슬람 무장단체 보복 공언…총성없는 ‘싸움터’
위구르족과 한족의 민족분쟁을 촉발한 신장 우루무치 유혈사태가 발생한 지 5일로 한달을 맞는다. 흉기가 난무했던 당시의 살벌했던 결투는 막을 내렸지만, 독립을 원하는 위구르인들과 이를 봉쇄하려는 중국 정부의 ‘총성없는 전투’는 계속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지금도 위구르 독립세력에 대한 공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우루무치 공안당국은 지난달 30일 시위 가담자로 지목한 15명을 공개수배하고, 10일 안에 자수하지 않으면 엄벌에 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공안당국은 지금까지 위구르인 1800여명을 체포해 구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정부는 이들에게 국가 분열 및 선동, 무장폭력, 방화, 고의살인, 기물 파손, 공무집행 방해, 사회질서 혼란 등 20여가지 죄목을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시위를 배후조종한 주동자와 잔인한 방법으로 인명을 해친 가담자들에겐 법정 최고형인 사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이번 사태의 배후로 지목한 레비야 카디르 세계위구르회의 의장에 대해선 마녀사냥에 가까운 비난을 퍼붓고 있다. 카디르의 입국을 허용한 일본과 오스트레일리아 정부를 공개적으로 비난하는 등 외교적 마찰까지 불사하고 있다. <신화통신>을 비롯한 관영매체들은 4일 카디르의 가족들이 공개편지를 통해 카디르를 비판하고 희생자들에게 사과했다고 일제히 전했다.
중국 정부는 한편으론 위구르족과 한족의 민족갈등을 봉합하기 위한 대책도 내놓고 있다. 중국은 올해 안에 8억3천만위안(1494억원)을 투입해 카스와 허톈 등지에 위구르어와 중국어를 함께 가르치는 유치원 465곳을 신설할 계획이다. 어릴 때부터 민족단결 의식을 심어주겠다는 것이다. 위구르인들 중에는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해 중국어를 구사하지 못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유혈사태 이후 파리가 날리는 관광산업을 살리기 위한 파격적인 정책도 펼치고 있다. 신장 관광당국은 500만위안의 예산을 긴급 마련해 10명 이상의 단체관광객을 유치하는 여행사엔 관광객 1명당 10위안의 장려금을 주기로 했다. 여행사들의 하반기 소득세 납부도 유예해주기로 했다. 위구르인들의 주요 수입원 가운데 하나인 관광산업을 살려 불만을 눅이려는 고육지책이다.
그러나 위구르 독립세력과 이들을 지원하는 이슬람 무장단체는 중국 정부에 대한 보복을 공언하고 있다. 위구르 무장단체 ‘투르키스탄 이슬람당’은 최근 홈페이지를 통해 세계 모든 곳에서 중국인들을 습격하라고 촉구했다. 앞서 알카에다의 알제리 무장조직인 ‘이슬람 북아프리카 알카에다’는 북아프리카에서 활동하는 중국 기업과 작업장을 공격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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