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규모 7.1의 강진이 일어나 400여명이 숨진 중국 칭하이성 위수티베트자치주 위수현에서 주민들이 건물 밖으로 대피해 있다. 이 사진은 휴대전화로 촬영됐다. 위수/AP, 연합뉴스
산사태로 공항 연결도로 폐쇄돼 구조대 등 수송 난항
거리에서 가족 찾아 헤매…쓰촨대지진과 같은 단층대
거리에서 가족 찾아 헤매…쓰촨대지진과 같은 단층대
티베트에서부터 펼쳐진 칭장고원의 동부, 칭하이성 위수티베트자치주는 티베트인들이 전통을 지키며 살아가는 광활한 초원지대다. 해발 4200m가 넘는 곳에서 목축과 농경을 하며 살아가는 이들의 산골마을들은 14일 강진으로 순식간에 폐허로 변했다.
위수현 방송국의 카르숨 니마 부국장은 <중국중앙텔레비전>(CCTV)에 “순식간에 집들이 무너졌다. 끔찍한 지진이다. 불탑도 무너졌고, 모두가 거리로 나와 가족을 찾아 헤매고 있다”고 말했다.
진앙지인 르마촌은 인구밀도가 낮은 목초지여서 상대적으로 피해가 덜했지만, 위수자치주의 중심도시인 제구진은 큰 피해를 입었다. 위수현 전체로 85~90% 이상의 건물이 무너졌고, 많은 주민들이 폐허 아래 묻혀 있다. 흙과 나무로 지어진 단층건물들은 대부분 무너져 내린 상태다.
많은 어린 학생들도 무너진 학교 건물에 묻혀 있으며, 구조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현지의 학교가 오전 7시30분부터 수업을 시작했고, 지진이 7시49분에 일어나 교실 안에 있던 많은 학생들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언론들은 무너져내린 건물들과 현지에 도착한 구조대가 무너진 집더미를 파헤치며 실종자들을 찾고 있는 모습을 전하고 있다. 현장에 도착한 구조대원들은 “많은 사람들이 묻혀 있고 굴착기 등 장비가 없는 상태에서 병사들이 손으로 이들을 구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며 “맨손으로 구조작업을 벌이는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제구진에서 30㎞ 남짓 떨어진 공항을 연결하는 도로는 지진으로 인한 산사태로 폐쇄됐으며, 14일 오후까지 복구공사가 진행중이어서 구조대와 구조장비, 구조물자 수송이 아직 힘든 상황이다. 중국 당국은 14일 오전 무장경찰 3000여명을 비롯해 구조대와 의료진을 지진 피해현장으로 급파했지만, 가장 가까운 대도시인 시닝에서 이곳까지 840㎞나 떨어져 있어 15일 오전에나 도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칭하이성 위수자치주에서 가까운 쓰촨성 내의 티베트인 거주지인 간즈주의 스취현, 더거현 등도 큰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역도 통신이 두절된 상태여서 정확한 피해 상황이 집계되지 않고 있다. 이 지역에선 건물들이 무너지거나 금이 가고 최소 4명 이상의 사망자가 있다고 중국 언론들은 보도했다.
이번 지진을 일으킨 단층대는 2008년 9만명의 사망·실종자를 낸 쓰촨대지진을 일으킨 단층지대와 연결돼 있으며, 같은 단층대에서 몇년 안에 규모 7 이상의 지진이 연달아 발생한 것은 이례적이라고 <중국신문망>은 보도했다. <신화통신>은 아이티 대지진부터 이번 위수대지진까지 세계 곳곳에서 강진이 잇따르고 있다며 “지구가 진동 모드로 변했다”는 분석을 싣기도 했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