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C자형 포위망으로 옥좨…해군력 강화 필요”
미국이 중국의 군사력 범위 확대를 우려하는 반면, 중국 군사전문가들은 최근 미국의 잇따른 군사훈련 등을 되레 미국이 냉전시기의 산물인 ‘섬의 고리’를 이용해 중국 봉쇄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섬의 고리는 미국에겐 중국의 방위선이지만 중국에겐 미국의 봉쇄선인 셈이다.
다이쉬 군사전략연구센터 연구원은 최근 <베이징만보>에 “냉전이 끝난 뒤에도 미국이 중국을 포위하고 가두기 위해 사용하던 섬의 고리는 사라지지 않고 계속 강해져 왔으며 현재는 해상과 육지 양면에서 포위하는 상태”라며 미국이 해상에서는 일본부터 인도까지, 육상에서는 인도에서 중앙아시아에 이르는 ‘C자형 포위망’으로 중국을 가두려 한다고 주장했다.
애초 ‘섬의 고리’(island chain)는 2차대전 이후 존 덜레스 미국 국무장관이 주창한 전략으로 일본-오키나와-대만-필리핀-오스트레일리아로 이어지는 섬의 고리를 이용해 소련과 중국 등 사회주의 진영을 봉쇄하는 내용이었다. 냉전 이후에는 이 전략이 한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한 제1 섬의 고리부터 하와이군도를 중심으로 하는 제3 고리까지로 세분화돼 중국 억제에 초점이 맞춰졌으며, 최근 미국은 중국 해군력을 제1 고리 안에 봉쇄하려 한다는 게 중국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남중국해 문제에 개입하려는 움직임이 대표적인 사례라는 것이다.
미 국방부의 이번 보고서에 대해서도 <신화통신>은 17일 “인터넷 공격 등 위협을 과장해 중국의 이미지를 훼손하고 있다”는 전문가들의 목소리를 전하며 반박에 나섰다.
하지만 중국 군부 일각에서는 미국과의 지나친 긴장 고조를 우려하면서 ‘냉정한 대응’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중국의 유명한 군사전문가인 리다광 국방대 교수는 지난주 말 <남방도시보>가 개최한 포럼에 참석해 “미국의 군사훈련에 대한 과민반응을 자제해야 한다”며 “우리가 (군사훈련으로 인한) 예기치 못한 상황을 주시할 필요는 있지만, 매일 강력한 경고를 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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