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도시인 충칭은 서부대개발과 도시·농촌 통합개발정책의 중심 도시로 급속하게 발전하고 있다. 창강 건너편에서 바라본 고층빌딩이 즐비한 충칭시의 야경. 충칭/박민희 특파원
‘태자당’ 출신…중앙서 밀려나
당서기 부임뒤 혁명정신 강조
‘서민영웅’으로 이미지 변신
차기 최고지도부 입성 노려
당서기 부임뒤 혁명정신 강조
‘서민영웅’으로 이미지 변신
차기 최고지도부 입성 노려
충칭의 초고속 발전과 함께 보시라이(61·사진) 충칭시 당서기의 정치적 운명을 둘러싼 관심도 뜨거워지고 있다.
보시라이 당서기는 중국에서 가장 논쟁적인 정치인이다. 2007년 말 충칭에 부임한 뒤 마오쩌둥의 혁명 정신과 서민 삶의 질 개선을 강조하는 캠페인을 끊임없이 벌이고 있다. 2008년 ‘붉은(혁명) 노래 부르기, 고전 읽기, 혁명 이야기 하기 캠페인’을 시작했고, 2010년에는 대학생들이 4개월씩 농촌에 내려가 농민의 삶을 체험하도록 했다. 충칭시는 마오쩌둥의 정신을 담은 메시지를 전파하기 위해 최근 ‘붉은 마이크로블로그’를 개설했다.
이 가운데 2009년 보 서기가 지휘한 ‘범죄와의 전쟁’은 충칭의 범죄조직은 물론 이들을 비호해온 고위 관리들까지 엄벌에 처해 시민들의 열렬한 환호를 받았다. 보 서기는 2009년 <인민일보>의 인터넷 투표에서 ‘올해의 인물’로 뽑혔다.
‘선부론’의 성장우선 정책의 그림자인 심각한 빈부격차, 이데올로기 혼란, 부정부패 등이 중국인들의 삶을 짓누르는 상황에서, 보 서기는 30년 동안 버려졌던 마오쩌둥의 좌파 사상을 들고 나와 ‘서민의 영웅’으로서 자신의 이미지를 만들어 가고 있다. 하지만 그가 2012년 차기 중국 최고 지도부에 진입하기 위해 이런 정책을 통해 정치적 모험을 벌이고 있다는 논란도 끊이지 않는다.
보 서기는 혁명 원로 보이보의 아들로 ‘태자당’(혁명지도자의 자제들)의 대표주자로 승승장구했었다. 하지만 상무부장을 역임한 뒤 중앙정계에서 ‘밀려나’ 충칭으로 오면서, 사실상 2012년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회 진입이 불가능해졌다는 관측이 많았다.
하지만 그가 충칭을 눈부시게 성장시키는 가운데 서민들의 민심도 얻으면서 이런 성과를 기반으로 차기 지도부 경쟁에서 위상을 넓히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 들어 중국 최고지도부 9인 가운데 리창춘, 저우융캉 상무위원이 충칭을 잇따라 방문했다. 특히 지난 12월 중순 차기 지도자 시진핑 부주석이 충칭을 방문해 보 서기의 성과를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나선 것은 중국 지도부 내에 보 서기의 지지층이 두터워지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되기도 했다. 충칭의 경제발전과 도시화 실험의 성과는 중국 차기 지도부 구성에도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충칭/박민희 특파원
보시라이(61·사진) 충칭시 당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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