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이즈위안 칭화대 공공관리학과 교수
인터뷰/추이즈위안 칭화대 공공관리학과 교수
“충칭모델은 사회주의와 시장경제, 마오쩌둥 사상과 덩샤오핑 사상의 장점을 결합한 실험이다.”
중국 신좌파사상을 대표하는 학자인 추이즈위안(사진) 칭화대 공공관리학과 교수는 충칭의 도시화와 민생개선 정책이 중국의 빈부·도농격차, 수출 의존 성장모델의 문제점을 치유할 해법이라고 본다. 그는 지난해 5월 아예 교수직을 휴직하고 충칭시 국유자산관리감독위원회의 고문을 맡아 직접 그 변화에 뛰어들었다. 지난달 충칭시 정부청사에서 만난 추이 교수는 “충칭 도시화의 특징은 정부가 국유기업과 토지개발 수익을 민생 개선에 활용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충칭시를 이끄는 보시라이 당서기와 황치판 시장이라는 ‘극과 극’ 인물의 “기묘한 조합”이 충칭모델을 이끄는 동력이라고 설명한다. 상하이 푸동개발의 주역중 한사람이었던 황치판 시장은 2003년 충칭으로 온 뒤 서남증권 등 충칭시 국유기업의 개혁을 통해 경쟁력을 키웠고, 토지시장을 엄격하게 관리해 부동산 개발회사들의 이익 독점을 막고 도시건설용지의 60%를 시 정부가 관할하게 했다. 2007년 부임한 보시라이 당서기는 황 시장이 쌓아둔 경제적 기초를 바탕으로 민생발전을 강조하는 과감한 프로그램들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추이 교수는 “국유기업이 발달하면 민영기업이 쇠퇴한다는 것이 일반적 관념이지만, 충칭에서는 국유기업의 성공이 민영기업의 성공을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충칭시 정부가 국유기업의 수익을 활용함으로써 재정 여유가 생겨 민영기업의 세금을 중국 평균 25%~33%선보다 낮은 15%로 유지할 수 있고, 이를 통해 더많은 기업과 일자리를 유치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충칭모델이 중국 전역에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 “중앙정부는 2010년 10월 충칭의 공공임대주택 모델을 다른 지역으로 확대하도록 결정했다. 충칭의 길이 성공한다면 일반적 자본주의와 달리 국가가 중요한 역할을 하면서 오랫동안 잊혀졋던 사회공정 문제를 해결하는 길을 제시할 것이다.” 아울러 “서방국가들도 금융위기 이후 사회주의와 시장경제를 결합한 방향으로 가게 될 것”이라며 충칭모델이 세계 경제에도 의미있는 모델이라고도 지적한다. 그는 충칭 모델이 빈부격차의 원인은 토지사유화라고 지적한 19세기 미국 경제학자 헨리 조지의 이론 등에 이론적 기반을 두고 있다고 했다.
충칭시의 도시화 개혁 과정에서 농민들이 농경지 반환을 꺼리는 상황에 대해 “강제적 토지 반환은 없으며, 농민들이 토지를 정부의 토지교역소에 ‘팔면’ 다른 도시의 토지보상금보다 높은 보상을 받을 수 있고, 정부는 이 토지를 도시 개발과 식량안보에 필요한 농지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충칭/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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