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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제3의 블록’ 중화경제권 가속화

등록 2011-02-01 19:49수정 2011-02-01 20:18

중화경제권
중화경제권
관세철폐 등 주변국 경제통합
미국의 중 고립정책 대응 포석
지난 1월1일 좁은 해협을 사이에 끼고 대만과 마주하고 있는 중국 푸젠성의 해안도시 샤먼의 세관을 통해 2920달러어치 대만산 과일 4.08t이 수입됐다. 이 상품은 샤먼의 코앞에 붙은 대만의 부속 섬 진먼다오(금문도)산 원산지증명서(CO)를 붙이고 있었기 때문에 수입관세는 기존의 11~12%가 아닌 5%로 결정됐다. 거꾸로 대만으로 수출된 중국산 향 22.6t(1만7328달러)에도 5%가 아닌 2.5%의 수입관세가 적용됐다.

올 들어 중국과 대만은 서로 주고받는 수출입품에 대한 관세를 대폭 낮췄다. 지난해 6월 자유무역협정(FTA)의 일종인 경제협력기본협정(ECFA·중국은 대만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국가 사이에 맺는 자유무역협정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는다)을 체결한 결과다. 이 협정의 ‘조기수확프로그램’(EHP)에 따라, 중국은 대만에서 수입되는 농산품·기계·석유화학 등 539개 품목, 대만은 중국의 석유화학·기계 등 267개 수출품에 대한 관세를 올해부터 낮췄고, 2013년까지는 완전 철폐할 예정이다.

2000년대 들어 중국은 역사 문화적으로 가까운 주변국들과 경제통합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른바 ‘중화경제권’의 등장이다. 중국은 ‘1국가 2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홍콩·마카오 등과 2003년 경제긴밀화협정(CEPA)을 체결한 데 이어, 2002~2007년에 걸쳐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중국은 지난해 1월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타이, 브루나이, 싱가포르 등 아세안의 주요 6개국과 민감·초민감 상품을 제외한 7천여개 상품에 대한 관세를 완전 철폐했다. 관세가 철폐된 상품은 아세안의 경우 총수입액의 90%, 중국은 93%에 이른다. 중국과 아세안은 2015년까지 관세 철폐가 유예된 민감, 초민감 상품에 대한 관세도 없애나갈 방침이다. 여기에 지난해 6월 대만과 경제협력기본협정을 체결하면서 중화경제권은 화룡점정을 찍었다. 이로써 완성된 중화경제권의 규모는 인구 19억6천만명, 역내 국내총생산(GDP)은 7조4천억달러에 이른다. 유럽연합(EU)과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에 이은 세계 3번째 경제 블록이 된 셈이다.

중화경제권은 단순히 경제공동체만을 뜻하지 않는다. 중국의 관세 인하 품목이 대만보다 2배나 많은 데서 보듯 대만을 중화경제권이 끌어들이려는 중국의 세심한 정치적 배려가 있었다. 전문가들은 “중화경제권은 미국의 중국 고립 정책에 대한 대응과 대만과의 통일 등 장기적인 고려에 의해 이뤄지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중화경제권의 등장은 중국과 미-일 사이에 낀 한국에도 많은 고민을 던지고 있다. 한국은 정치사회적으로는 한·미·일 동맹으로 상징되는 해양세력권에 편입돼 있지만, 경제적으로는 대중국 교역액이 미국을 넘어서는 등 빠르게 대륙경제권에 통합되고 있다. 대만산 수출품의 관세가 인하되는 539개 품목 가운데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출품과 일치하는 것은 대부분인 494개로 2009년 대중국 수출의 17.9%를 차지하고 있다. 고민이 깊어지는 부분이다. 길윤형 기자 chari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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