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둥성 선전의 인터넷 언론 왕옌(인터넷의 눈이라는 의미)의 사무실에서 기자들이 기사를 작성하고 있다. 공산당과 정부가 관영언론을 철저히 통제하는 중국에서 인터넷은 새로운 정보와 소통의 통로로 급속히 영향력을 확대해가고 있다. 선전/박민희 특파원
언론이 못하는 권력비리 폭로·풍자 봇물…발언권 세져
정부, 구조적 도전은 ‘능숙한 관리’…변화 동력 ‘미지수’
정부, 구조적 도전은 ‘능숙한 관리’…변화 동력 ‘미지수’
[중국의 길 실험과 도전] 2부 중국을 흔드는 7가지 변화
⑥ 4억 네티즌
춘절(설)을 앞두고 1월 말 중국 인터넷에는 ‘쾅쾅쾅의 신년 연하장’이란 제목의 동영상이 돌풍을 일으켰다.
소년이 난폭한 호랑이 지도자들의 폭정 속에 살고 있는 토끼들의 꿈을 꾼다. 새끼 토끼들은 멜라민 분유를 먹고 죽어가고, 호랑이들은 토끼들의 집을 강제철거하고, 시위대를 구타하고, 함부로 차를 몰다가 토끼를 쳐 죽인다. 참을 수 없게 된 토끼들이 반란을 일으켜 호랑이를 잔인하게 잡아먹는다. 중국의 현실을 섬뜩하게 풍자한 이 동영상은 이틀 만에 검열로 삭제됐다.
중국 인터넷은 사회 모순에 대한 끓어오르는 불만과 풍자, 강력한 검열의 손길이 끊임없이 충돌하는 공간이다. 관영언론에서 보도가 금지된 민감한 사건들은 인터넷을 통해 급속하게 확산되고, 누리꾼(네티즌)은 권력자와 부자들이 죄의 대가를 치르도록 요구한다. 폭력적인 강제철거, 관리들의 부정부패와 섹스 스캔들, 권력자 자제들의 비리 폭로들이 봇물처럼 터져나오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장시성에서 일가족 3명이 당국의 강제철거에 항의해 분신자살을 시도하는 장면을 행인이 휴대전화로 찍어 인터넷에 올리면서 파장이 급속히 확산됐고, 결국 현지 당 서기가 물러났다. 지난해 10월 경찰 간부의 아들이 음주 뺑소니 사고로 대학생을 숨지게 하고도 권력을 믿고 큰소리를 친 이른바 ‘우리 아버지는 리강’ 사건에서도 가해자를 법정에 세운 것은 누리꾼의 힘이었다.
2010년 말 현재 4억5700만명에 이른 중국 누리꾼의 발언권은 점점 강력해지고 있다. 블로거가 2억이 넘고, 인스턴트 메신저 큐큐(QQ) 이용자는 7억명에 이른다. 과거 중국 정부는 정보와 언론을 철저히 독점했지만, 이제 누리꾼들의 촘촘한 감시망을 피해 나가기가 힘들어지고 있다.
그렇다면 누리꾼의 힘은 중국 사회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동력인가? 일반인들이 정치·사회 문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회가 차단된 중국 시스템에서 인터넷은 분명 민감한 이슈에 대해 토론하고, 정보를 공유하고, 집단행동에 나서는 중요한 통로다. 중국의 유명 블로거 마오샹후이(아이작 마오)는 <비비시>(BBC)에 “중국에서 정보는 항상 당국의 통제를 받아왔지만 인터넷을 통해 처음으로 대안적 구조를 가지게 됐다”며 “사람들은 당국이 말하는 것을 맹목적으로 따르지 않게 됐다”고 말한다. 하지만 인터넷이 중국의 변혁을 이끌 도구라는 기대가 환상이라는 냉정한 분석들도 늘고 있다. 당국은 사회적 불만이 폭발하지 않도록 인터넷을 통해 하급 관리들의 부정부패나 강제철거 등에 대한 불만이 배출되는 것은 허용하지만, 공산당 권력에 대한 구조적 도전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능숙하게 관리한다. 많은 중국 젊은이들에게 인터넷은 주로 영화나 음악을 내려받고 게임을 하고 친구들과 채팅을 하는 오락과 소통의 장이다. 중국 공산당은 서구의 전문가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성공적으로 인터넷에 ‘적응’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 ‘세시봉’ 바깥세상의 살풍경이 기억나 재미없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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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인터넷 사용인구
그렇다면 누리꾼의 힘은 중국 사회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동력인가? 일반인들이 정치·사회 문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회가 차단된 중국 시스템에서 인터넷은 분명 민감한 이슈에 대해 토론하고, 정보를 공유하고, 집단행동에 나서는 중요한 통로다. 중국의 유명 블로거 마오샹후이(아이작 마오)는 <비비시>(BBC)에 “중국에서 정보는 항상 당국의 통제를 받아왔지만 인터넷을 통해 처음으로 대안적 구조를 가지게 됐다”며 “사람들은 당국이 말하는 것을 맹목적으로 따르지 않게 됐다”고 말한다. 하지만 인터넷이 중국의 변혁을 이끌 도구라는 기대가 환상이라는 냉정한 분석들도 늘고 있다. 당국은 사회적 불만이 폭발하지 않도록 인터넷을 통해 하급 관리들의 부정부패나 강제철거 등에 대한 불만이 배출되는 것은 허용하지만, 공산당 권력에 대한 구조적 도전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능숙하게 관리한다. 많은 중국 젊은이들에게 인터넷은 주로 영화나 음악을 내려받고 게임을 하고 친구들과 채팅을 하는 오락과 소통의 장이다. 중국 공산당은 서구의 전문가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성공적으로 인터넷에 ‘적응’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 ‘세시봉’ 바깥세상의 살풍경이 기억나 재미없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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