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 북핵 6자회담 복귀 설득할듯
한쪽선 “의례적 방문” 평가도
한쪽선 “의례적 방문” 평가도
10일 평양에서 열리는 북한 노동당 창건 70주년 행사에 류윈산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이 참석하기로 함에 따라 냉랭한 북-중 관계의 전환점이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양국이 모두 관계 개선 의지를 내비친 것이라고 평가하면서도 북한 핵문제를 둘러싼 난관은 여전하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중국은 북한의 초청에 당 서열 5위인 류 상무위원을 대표단장으로 보냄으로써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다. 스인훙 인민대 국제관계학원 부주임과 진징이 베이징대 교수는 5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북한이 초청하고 중국이 응했다는 자체가 서로 관계 개선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이라 볼 수 있다”며 “양쪽 다 시기를 재고 있었는데 이번이 때라고 판단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중국 안에선 북-중 관계가 지나치게 냉각돼선 안 된다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 미국이 북한 핵, 로켓 실험 문제를 빌미로 일본과의 동맹 강화를 꾀하고 있는 점은 중국엔 부담이다. 성장률 둔화에 직면한 중국으로선 북한과 인접한 지린, 랴오닝, 헤이룽장성 등 동북 3성의 발전이 절실하다. 이 지역은 성장률이 전국 최하위권이다. 시 주석도 올해 7월 이 지역을 찾아 북-중-러를 잇는 ‘동북 진흥 계획’ 이행을 채근했다. 진징이 교수는 “중국은 북한과의 관계 개선, 긴장 완화를 하지 않고선 동북 발전을 꾀할 수 없다고 여긴다”고 말했다.
류 상무위원은 북한의 열병식을 참관하고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를 면담할 것으로 보인다. 한 베이징 외교 소식통은 “5년전 노동당 창건 65주년 행사를 참고하면 류 상무위원과 왕자루이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대외연락부장(중련부·장관급)을 비롯해 중련부, 외교부, 상무부 부부장급 등이 함께 방북할 것 같다”고 말했다.
중국은 북한의 로켓 발사 자제 촉구,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 우선 복귀 등을 설득할 것으로 보인다. 스 부주임은 “북한이 중국의 권고를 받아들여 앞으로 수개월 동안 위성 또는 로켓, 핵 실험 등을 하지 않는다면 고위급 교류 재개 등 북-중 관계 개선 가능성이 높다”라며 “북-중 정상회담 가능성 역시 높아진다”고 말했다.
일부에선 류 상무위원의 방북이 얼어붙은 북-미 관계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미국이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확인하는 수준의 ‘탐색적 대화’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공언해온 만큼 북한이 이달 로켓 발사나 핵 실험을 하지 않고 넘기면 대화 채널이 가동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류 상무위원의 방북에 큰 무게를 둘 필요가 없다는 분석도 있다. 자오후지 중앙당교 교수는 “북-중 갈등의 핵심인 북핵 문제에 북한의 태도 변화가 없다. 또 중국이 북한 노동당 창건 5, 10주년 때는 상무위원을 보낸 관례에 비춰보면 이번에도 의례적인 수준일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베이징 워싱턴/성연철 이용인 특파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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