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국경 랴오닝성까지 번져
조류독감이 중국 서부와 북부, 중부를 거쳐 북한과 국경을 접한 동북부에까지 뻗쳤다. 중국 농업부는 랴오닝성 진저우시 바다하오진의 한 마을에서 지난달 26일 떼죽음한 닭 8940마리와 야생조류 20마리에서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검출됐다고 3일 국제수역기구에 통보했다.
중국의 조류독감 발발은 올 들어 7번째다. 지난 5월 서부 칭하이성을 시작으로 신장과 티베트, 네이멍구, 안후이, 후난성에서 잇따라 조류독감이 발생했다. 네이멍구 이후 4건이 모두 지난달에 발생해 확산 속도가 빨라지는 양상이다.
중국 당국은 이 마을에서 반경 3㎞ 안에 있는 가금류 36만9900마리를 살처분하고, 닭 1390만마리를 방역했다. 이런 긴급조처는 올 들어 중국 최대 규모다. 중국 질검총국과 위생부는 4일 한국 등 2003년 12월 이후 조류독감이 발생한 15개국에 대해 출입국 검역을 강화하라고 각 관련 기관에 지시했다.
세계은행은 이날 공개한 동아시아 경제 하반기 보고서에서 조류독감이 내년에 동아시아 전체로 확산될 위험이 높다면서, 이렇게 되면 본격적인 격리와 여행 제한, 조업 중단 등으로 피해가 급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조류독감이 동아시아를 강타할 경우, 이 지역의 국내총생산을 2% 가량 떨어뜨릴 것이라며,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2천억달러에 이른다고 지적했다.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도 이날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변이를 일으켜 사람에서 사람으로 옮아가게 된다면 이를 차단할 수 있는 시간이 불과 몇 주에 불과할 것이라며, 항바이러스제 개발을 앞당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강문 기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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