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24일(현지시각) 중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3에서 A1으로 한 단계 강등시켰다. 사진은 중국 베이징의 비즈니스 중심 지구 모습. 베이징/AP 연합뉴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중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3에서 A1으로 한 단계 강등시켰다. 무디스가 중국 신용등급을 낮춘 것은 1989년 이후 28년 만에 처음이다. 중국 당국은 평가 방식이 적절치 않다며 반발했다.
무디스는 24일 낸 자료에서 중국의 성장세 둔화와 부채 증가에 따른 재무건전성 악화를 우려하면서 신용등급을 하향조정했다. 무디스는 중국 당국이 생산성이 둔화하고 노동인구가 줄어들고 있음에도 고성장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며,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부채 규모를 계속 늘려 경기를 부양시키는 방법을 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결국 금융과 부동산 거품에 의존하고 있는 중국의 성장전략이 한계에 이르렀다는 경고인 셈이다. 무디스는 또 중국 정부가 성장률을 우선시 하면서, 현재 진행중인 구조개혁도 적절한 효과를 거두지 못한 채 뒷걸음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조처로 무디스의 중국 국가신용등급은 10여년 전 수준으로 밀려났다. 이번 강등으로 중국의 등급은 한국(Aa2)보다도 두 단계 아래로 내려서게 됐다.
이같은 전망은 올 가을 19차 당 대회와 지도부 개편을 앞둔 시진핑 지도부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안정적 성장을 통해 국내외의 신뢰와 정당성을 확보해야 원활한 지도부 개편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무디스는 중국 당국이 중속 경제성장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더라도 앞으로 5년 동안 잠재성장률은 약 5%로 떨어질 것이란 비관적 전망을 제시했다. 다만, 무디스는 중국의 향후 신용등급 전망을 지난해 3월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한단계 높여 신용등급의 추가 하락 가능성을 낮다고 제시했다.
중국 재정부 당국자는 이날 무디스의 신용평가 방식이 중국 경제의 어려움을 과대평가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중국 경제가 안정적 성장을 유지하고 있고 각종 위험은 통제할 수 있는 수준인데다, 정부의 개혁 작업과 성장이 안정적으로 진행된다면 2018~2020년 정부채무 위험수준은 지난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베이징/김외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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