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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중국-국제자본 ‘구리 전쟁’

등록 2005-11-24 18:31수정 2005-11-24 18:31

국제 구리·원유값 동향
국제 구리·원유값 동향
중, 큰 차익 노리고 20만톤 선물매도 투기자본 나서 값올리자 비축량 방출 트레이더 실종속 국제 구리값 널뛰기
구리를 둘러싸고 국제자본과 중국이 치열한 ‘머니게임’을 벌이고 있다.

중국은 최근 구리값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선물시장에서 막대한 매도주문을 냈다가 오히려 구리값이 올라 엄청난 손실을 보게 됐다. 중국이 실제로 결제할 구리가 부족하다는 것을 간파한 국제자본은 득달같이 달려들어 구리값을 사상 최고치로 끌어올렸다. 반격에 나선 중국은 구리값을 떨어뜨리기 위해 비축해둔 구리를 대량으로 풀기 시작했다.

중국의 선물거래= 세계 최대의 구리 수요국인 중국의 국가물자비축국(SRB)은 지난 9월 영국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20만t의 구리를 선물로 매도했다. 올 들어 20% 가까이 오른 구리값이 3개월 뒤엔 떨어질 것으로 예측하고 미리 내다판 것이다. 예상대로 구리값이 떨어지면 그 시점에서 매도가보다 싸게 구리를 사서 결제할 요량이었다.

그러나 구리값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매도주문을 낼 당시 t당 3500달러였던 구리값은 이달 초 4000달러에 육박했다. 이대로 가면 중국은 3억달러 가까운 손실을 보게 될 처지가 되고 만 것이다. 뒤늦게 실수를 깨달았는지, 매도주문을 낸 중국 국가물자비축국 소속 트레이더는 종적을 감췄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중국이 결제일까지 구리를 확보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흘러나왔다. 중국이 다음달 21일까지 20만t의 구리를 런던금속거래소 창고에 넣어줘야 하는데, 그러기엔 물량이 달린다는 것이다. 중국 정부는 구리 재고가 130만t에 이른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시장은 선뜻 호응하지 않았다.

국제자본의 공세= 중국이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구리를 비싸게 살 수밖에 없다고 판단한 국제자본은 구리값을 사상 최고치로 끌어올렸다. 구리값은 18일 런던금속거래소에서 t당 4243달러까지 치솟았다. 올 초에 비하면 36%나 오른 가격이다. 거래소 주변에선 투기자본들까지 이 거대한 머니게임에 가세했다며, 구리값이 연말에 5000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하는 보고서가 돌기 시작했다.

중국은 천정부지로 뛰는 구리값을 잡기 위해 비축해둔 구리를 대량으로 내놓았다. 24일 구리 2만t을 경매에 붙인 데 이어, 다음주에는 추가로 6만t을 풀기로 했다. 결제일에 5만t만 결제하고, 나머지는 결제시기를 늦추는 방안도 강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구리값은 런던금속거래소에서 t당 4020달러로 떨어졌다. 하루 낙폭으로는 최근 4주 동안에 가장 크다.

그러나 구리값은 다시 상승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전망이다. 투자회사인 ‘바클리 캐피털’은 “구리값이 올해 말까지 사상 최고치에 이를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때 원유에 쏠렸던 투기자본도 최근엔 구리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구리는 올해 전세계 수요의 0.2%가 부족했고, 해마다 부족량이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텍사스 경질유는 8월30일 배럴당 70.85달러로 최고치를 기록한 뒤 떨어져 현재 57달러대에 머물고 있다.


유강문 기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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