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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마윈’ 호출당한 직후…중 앤트그룹 기업공개 전격 중단

등록 2020-11-04 09:47수정 2020-11-04 10:02

홍콩·상하이 증시, 동시상장 일정 중단 발표
중 금융당국 질책성 호출 하루만에 전격 조치
“규제환경 변화…상장 요건 충족 못할 가능성”
알리바바 창업자인 마윈 회장이 2018년 11월11일 상하이에서 열린 광군제 쇼핑행사에 참석했던 당시 모습. 상하이/로이터 연합뉴스
알리바바 창업자인 마윈 회장이 2018년 11월11일 상하이에서 열린 광군제 쇼핑행사에 참석했던 당시 모습. 상하이/로이터 연합뉴스
중국 최대 핀테크(모바일·온라인 기반 금융서비스) 기업인 앤트그룹의 홍콩·상하이 증시 동시 상장 일정이 잠정 중단됐다. 중국 금융당국이 앤트그룹 경영진을 소환해 질책한지 하룻만에 이뤄진 전격적인 조치다.

4일 <제일재경> 등 중국 매체 보도를 종합하면, 상하이 증권거래소는 전날 밤 공고문을 내어 “핀테크 업계에 대한 관리·감독 환경에 변화가 생겼다. 앤트그룹이 상장 조건과 정보 공개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며, 상장 일정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홍콩 증권거래소 역시 같은 이유로 상장을 미루기로 했다.

앞서 중국인민은행과 증권관리감독위원회 등 4대 금융당국은 2일 앤트그룹의 모기업인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의 창업주인 마윈 전 회장과 징셴둥 회장, 휴샤오밍 최고경영자를 불러 ‘예약면담’(웨탄)을 진행했다고 밝힌 바 있다. 중국에서 ‘예약면담’은 주로 상부기관이 하부기관의 운영 상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시정을 요구하는 제도로, 마 전 회장이 지난달 한 행사에서 금융당국을 정면 비판한 데 따른 질책성 호출이란 지적이 나왔다.

중국 동부 저장성 항저우에 자리한 앤트그룹 본사 모습. 중국 금융당국이 사상 최대 규모로 예상됐던 앤트그룹의 기업 공개 일정을 전격 중단시켰다. 항저우/EPA 연합뉴스
중국 동부 저장성 항저우에 자리한 앤트그룹 본사 모습. 중국 금융당국이 사상 최대 규모로 예상됐던 앤트그룹의 기업 공개 일정을 전격 중단시켰다. 항저우/EPA 연합뉴스
이와 동시에 중국 금융당국은 대출 한도와 운영 기준 등 핀테크 업계에 대한 규제를 대폭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인터넷 소액대출 업무 관리 잠정 방법’ 등 2개 법규를 입법 예고하고 나섰다. 상하이 증권거래소가 앤트그룹에 대한 상장 연기를 발표하면서 금융당국의 질책성 면담과 규제 입법 예고 등에 대해 ’주요한 사안’이라고 지적한 것도 이 때문이다.

앤트그룹은 지난달 말까지 상장을 위한 모든 법적 절차를 마치고, 5일 홍콩 증시와 중국판 나스닥으로 불리는 상하이 증시의 과학혁신판(커촹판)에 동시 상장될 예정이었다. 앤트그룹은 이번 기업공개를 통해 350억달러 이상의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돼, 지난해 1월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석유기업인 아람코가 조달했던 275억달러를 훌쩍 뛰어넘는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할 것으로 평가가 나온 바 있다.

앤트그룹의 상장 연기 소식이 전해지면서 미 뉴욕증시에서 모기업인 알리바바의 주가는 폭락세를 보였다. 앤트그룹 쪽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성명을 내어 상장 연기에 따른 혼란에 대해 투자자들에게 사과하고, “기업공개 절차와 관련해 금융당국과 긴밀한 소통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안팎에선 엇갈린 평가가 나온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4일 인터넷판 기사에서 “기업공개 연기 결정은 투자자의 이익을 보호하고 자본시장의 장기적 건강성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며 “규제당국의 요구를 이행하는 것이 앤트그룹의 가장 시급한 당면과제”라고 주장했다.

반면 <파이낸셜 타임스>는 “앤트그룹 상장 연기 결정으로 중국 금융당국은 분명한 메시지를 발신했다. 중국에서 누구도 공산당보다 높지 않다는 점”이라고 짚었다. <월스트리트 저널>도 “마윈 전 회장은 이번 일을 통해 누가 주도권을 쥐고 있는지 제대로 배웠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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