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너10x라이트 스마트폰. 아너 누리집 갈무리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가 중저가 스마트폰 브랜드 ‘아너’(룽야오)를 신생 국영기업에 매각하기로 했다. 미국의 전방위적 제재로 반도체 등 필수 부품 공급망이 차단된 데 따른 자구책으로 보인다.
17일 인터넷 매체 <펑파이> 등의 보도를 종합하면, 화웨이는 이날 오전 성명을 내어 “최근 휴대전화 생산에 필요한 기술적 요소들을 지속적으로 확보하는 게 불가능해지면서, 소비자 사업 부문이 극심한 압박을 받고 있다”며 “이에 따라 화웨이는 ‘아너’ 브랜드 사업 부문 자산 전체를 선전즈신 신정보기술(선전즈신) 쪽에 매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관영 <선전특구보> 17일치 3면에 실린 ’아너’ 브랜드 인수 참여업체의 공동성명. 누리집 갈무리
이어 화웨이 쪽은 “이번 매각을 통해 아너의 유통·공급업자들이 어려운 시기를 지나는 데 도움을 될 것”이라며 “매각 절차가 마무리되면, 화웨이는 일체 지분을 보유하거나 경영 및 의사결정에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너 브랜드를 인수한 선전즈신 쪽도 이날치 관영 <선전특구보>에 참여기업 공동 명의로 성명을 내어 “선전즈신은 화웨이와 아너 브랜드 관련 자산 전체 자산 인수 합의서에 서명했다”며 “이번 인수는 아너 관련 산업·공급망 참여자들의 자구노력이자, 소비자·유통업체·노동자 모두를 위한 최선의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신랑재경> 등의 보도를 보면, 선전즈신은 선전 스마트시티 기술발전그룹과 아너 관련 유통·공급업체 30여곳이 참여해 자본금 1억위안으로 지난 9월27일 설립된 신생기업이다. 선전시가 설립한 국영기업인 선전 스마트시티 기술발전그룹이 지분의 98.6%를, 선전시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가 1.4%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미국의 부품공급 차단 등 제재로 위기에 처한 화웨이 지원을 위해 중국 정부가 따로 국영기업을 설립해 부담을 줄여준 모양새다.
아너는 화웨이가 지난 2013년 젊은층을 겨냥해 내놓은 중저가 브랜드로, 연간 7천만대 가량이 판매되면서 화웨이 스마트폰 사업 부문 매출의 약 25%를 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너 매각으로 삼성을 추격하던 화웨이의 스마트폰 세계 시장 점유율은 위축될 수밖에 없어 보인다.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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