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23일 대만 망명을 시도하다 체포된 홍콩 청년활동가 12명의 가족·친지들이 구금 90일째를 맞은 21일 홍콩 동북단 갓오섬에서 이들의 조속한 석방과 안전한 귀환을 촉구하는 풍선을 날려보내고 있다. 홍콩/로이터 연합뉴스
망명을 신청하기 위해 대만으로 향하다 중국 해안경비대에 체포돼 석달여째 구금 중인 홍콩 청년 활동가 12명의 가족·친지들이 애끊는 집회를 열었다.
22일 <아에프페>(AFP) 통신의 보도를 종합하면, 체포된 청년들의 가족과 지지자 등 수십명은 전날 이들이 구금된 중국 광둥성 선전시 옌톈 항구가 바라다 보이는 홍콩 동북부 갓오섬에서 약식 집회를 열었다. 체포 90일째를 맞아 열린 이날 집회 참석자들은 구금된 활동가들의 이름이 적힌 풍선을 날려보내고, 이들의 조속한 석방과 안전한 홍콩 귀환을 촉구했다.
앞서 남성 11명과 여성 1명 등 16~33살 홍콩 청년 활동가 12명은 지난 8월23일 정치적 망명을 위해 고속정을 타고 대만으로 향하다가 광둥성 인근 해상에서 체포됐다. 이들 가운데 1명은 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 나머지 11명은 지난해 송환법 반대 시위 등과 관련해 기소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당국은 체포 20여일만에야 이들이 ‘불법 월경’ 등의 혐의로 구금됐다는 점을 공개했다. 하지만 “이미 국선 변호인이 선임됐다”는 이유로 가족들이 선임한 변호인의 접견을 차단하고 있으며, 가족들에게도 면회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 통신은 “최근 일부 가족들이 처음으로 구금된 활동가들이 쓴 손편지를 전달 받았다”며 “가족·친지들에게 언론과 접촉하지 말라는 등의 ‘경고’가 담긴 것으로 미뤄, 중국 당국의 강요에 따라 쓴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홍콩 경찰은 이날 집회 현장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위반 가능성을 경고하는 한편, 일부 참석자와 취재진의 신상정보를 요구하기도 했다고 <홍콩방송>은 전했다.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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