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가통계국이 중국 인구 증가율이 1950년대 이후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는 발표를 한 11일 베이징에서 시민들이 분수를 보고 있다. 베이징/AP 연합뉴스
세계 최대 인구대국인 중국의 인구 증가율이 1950년대 이후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출산율 저하 속에 고령화까지 급속히 진행되면서, 중국이 ‘인구절벽’으로 다가서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11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해 말 실시한 제7차 전국인구조사(2010~2020년) 결과 중국의 인구가 14억1178만명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 2010년 6차 조사 때보다 7206만명 늘어난 수치로, 세계 전체 인구의 약 18%에 해당한다.
인구 증가율은 2010년 조사 때(5.8%)보다 0.4%포인트 이상 줄어든 5.38%를 기록했다. 지난 1953년 실시된 첫 조사 이래 최저치다. 연 평균 인구 증가율(0.53%)도 앞선 조사 때에 견줘 0.04%포인트 줄었다. 유엔인구기금 중국의 인구가 2030년에 정점을 찍은 뒤 감소세로 들어설 것으로 내다본 바 있다.
연령대 별로 보면, 0~14살 인구는 전체의 17.95%인 2억5338만명을 기록해 2010년에 견줘 1.35%포인트 늘었다. 하지만 2019년 1465만명이었던 신생아가 지난해엔 1200만명으로 줄어드는 등 출산율 저하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중국 당국은 지난 2016년 ‘한 자녀 정책’을 공식 폐기하면서 2020년까지 출산율을 1.8명까지 끌어올리겠다고 공언했지만, 지난해 출산율은 1.3명 수준에 그쳤다. <로이터>는 당국의 자료를 따 “2005년 49만위안 수준이던 자녀 1명의 양육비가 2020년엔 199만위안까지 4배 가량 늘었다”고 전했다.
‘생산 가능 연령대’로 불리는 15~59살 인구는 8억9438만명(63.35%)를 기록해, 2010년 대비 6.79%포인트나 줄었다. 소비와 노동의 주체인 이들 연령대의 급격한 감소 현상은 경제·사회적 위기를 부를 수 있다. 이른바 ‘인구절벽’이다.
급속한 고령화도 심각한 문제다. 이번 조사에서 중국의 60살 및 65살 이상 인구는 각각 2억6402만명(18.70%)과 1억9064만명(13.50%)를 기록했다. 지난 2000~2010년 조사 당시 60살 및 65살 이상 인구는 이전 조사에 견줘 각각 2.6%포인트와 2.72%포인트 증가하는데 그쳤다. 하지만 이번 조사에선 각각 5.44%포인트와 4.63%포인트로 증가세에 속도가 붙었다.
지역 간 고령화 격차도 크다. 31개 성급 지역 가운데 16개 지역에서 65살 이상 인구가 500만명을 넘어섰고, 6개 지역에선 1천만명이 넘는다. 특히 농촌 지역의 60살과 65살 이상 인구가 각각 23.81%와 17.72%인 반면, 도시 지역에선 각각 7.99%와 6.61%에 그친다. 경제력이 떨어지는 농촌에 노인층 돌봄 수요가 집중돼 있다는 얘기다.
성비 불균형은 개선되는 추세다. 이번 조사에서 남성 인구는 7억2334만명(51.24%), 여성은 6억8844만명(48.76%)를 각각 기록했다. 여성 100명 당 남성 인구를 성비는 105.07명으로, 앞선 6차 조사 때보다 낮아졌다. 다만 신생아의 성비가 111.3명으로, 앞선 조사 때보다 6.8명 감소하긴 했지만 여전히 불균형이 심각한 상태다.
베이징 / 정인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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