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병 환자복을 입은 윈스턴 처칠 영국 전 총리 동상을 두고 영국 내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고 영국 BBC 인터넷판이 11일 보도했다.
보건단체인 '리싱크(Rethink)'가 의뢰해 제작한 문제의 동상은 처칠에게 스트레이트재킷(정신병자, 죄수 등의 난동을 막기 위한 재킷)을 입혀 우울증 환자로서 처칠을 형상화하고 있다.
유리섬유와 동으로 만든 9피트 높이의 이 상은 잉글랜드 노리치 시내에 세워졌으며, 이달 말까지 전시될 예정이다.
그러나 이 동상을 본 처칠의 손자인 보수당 니콜라스 소움즈 의원은 스트레이트재킷을 입은 처칠을 보여주려는 생각은 "어리석고 불쌍하다"며 불쾌한 심정을 드러냈다.
처칠문서보관센터의 알렌 팩우드도 자신의 이미지를 관리하고 강력한 인물로 표현되기를 좋아했던 처칠 전 총리가 그 동상을 좋아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비판했다.
군인 지원 단체인 '로열브리티시리전'의 피터 쓰레드켈도 "처칠을 이런 식으로 보여준다는 것은 그에 대한 기억을 모욕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리싱크는 "정신병에 시달리는 사람들에 대해 좀 더 긍정적인 이미지를 표현하기 위해 그런 모습의 처칠상을 만들었다"며 절대로 모욕을 주려고 그 상을 만든 게 아니라고 해명했다.
리싱크의 폴 코리는 "우리가 보여주고자 한 메시지는 정신병에서 회복되고 이 병을 극복해 성공하는 게 가능하다는 것"이라며 "처칠은 바로 그것을 할 수 있었던 대표적 인물이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김진형 특파원 kjh@yna.co.kr (런던=연합뉴스)
김진형 특파원 kjh@yna.co.kr (런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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