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중요한 전범이 이토록 허망하게 죽다니…”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전 유고슬라비아 대통령의 돌연한 사망으로 그의 재판을 주관해온 국제유고전범재판소(ICTY)가 곤혹스런 입장에 놓이게 됐다.
지난 2002년부터 네덜란드 헤이그에 있는 법정에서 한때 세계의 이목을 모으며 장장 4년동안 진행해온 밀로셰비치 재판이 피고의 돌연사로 허망하게 끝나게 됐기 때문이다.
밀로셰비치는 코소보전쟁(1998-1999년), 크로아티아전쟁(1991-1995년), 보스니아 전쟁(1992-1995년) 등 발칸반도에서 벌어진 60여건의 전쟁 및 반인륜 범죄 혐의와 1995년 보스니아에서 7천명의 이슬람 교도들을 학살한 혐의로 기소됐었다.
따라서 헤이그 감방 침대에서 숨져 있는 것을 교도관이 발견했다는 ICTY의 사망 발표는 그의 대량학살 혐의를 끝까지 파헤쳐 입증하길 바라는 유럽 시민들에겐 유감이 아닐 수 없다. "어떻게 가장 중요한 전범을 그토록 허망히 죽게 만들 수 있느냐"는 당연한 추궁이 제기될 수 있다는 얘기다.
더구나 밀로셰비치 재판은 그동안 고혈압과 심장질환 등의 증세로 여러번 연기될 정도로 그의 건강은 이미 좋지않았다.
스티페 메시치 크로아티아 대통령은 "그가 재판의 말미에 받아야할 선고를 받지 못한채 먼저 죽은 것은 유감"이라고 개탄했다.
특히 희생자 유족들로부터는 `끝나지 않은 재판'에 분노가 쏟아질만하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의 한 간부는 11일 밀로셰비치 사망에 대한 논평에서 "희생자들에겐 좌절이고 정의엔 역행"이라고 평했다.
반면 밀로셰비치 지지자들이나 가족들은 ICTY가 러시아에 가서 신병을 치료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밀로셰비치의 청원을 기각한 점 등을 들어 ICTY측에 분노를 터뜨리고 있다. 형인 보리슬라프 밀로셰비치는 그의 죽음은 모두 ICTY측에 전적인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밀로셰비치가 속했던 세르비아 사회당의 한 간부는 "밀로셰비치는 헤이그에서 죽은 것이 아니라 살해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도 "그의 러시아 행을 막은 것은 실수"라고 비판했다. 유엔의 발칸담당 특별대사직을 지낸 칼 빌트 전 스웨덴 총리는 "밀로셰비치 사망은 헤이그 법정에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장기간의 재판과정과 막대한 비용에 지친 유엔은 ICTY에 항소과정을 포함해 모든 활동을 오는 2010년까지 마치라고 활동시한을 통고한 상태다. 하지만 `덜 끝난' 밀로셰비치 재판 외에도 보스니아 내전의 또다른 2명의 특급전범인 라트코 믈라디치와 라도반 카라지치가 아직 체포되지 않고 있는 점이 ICTY를 더욱 곤혹스런 입장으로 몰고 있다. 자칫 대량학살 범죄의 핵심 3인 모두에게 정의의 심판을 내리지 못한 채 임무를 마치게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상인 특파원 sangin@yna.co.kr (브뤼셀=연합뉴스)
반면 밀로셰비치 지지자들이나 가족들은 ICTY가 러시아에 가서 신병을 치료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밀로셰비치의 청원을 기각한 점 등을 들어 ICTY측에 분노를 터뜨리고 있다. 형인 보리슬라프 밀로셰비치는 그의 죽음은 모두 ICTY측에 전적인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밀로셰비치가 속했던 세르비아 사회당의 한 간부는 "밀로셰비치는 헤이그에서 죽은 것이 아니라 살해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도 "그의 러시아 행을 막은 것은 실수"라고 비판했다. 유엔의 발칸담당 특별대사직을 지낸 칼 빌트 전 스웨덴 총리는 "밀로셰비치 사망은 헤이그 법정에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장기간의 재판과정과 막대한 비용에 지친 유엔은 ICTY에 항소과정을 포함해 모든 활동을 오는 2010년까지 마치라고 활동시한을 통고한 상태다. 하지만 `덜 끝난' 밀로셰비치 재판 외에도 보스니아 내전의 또다른 2명의 특급전범인 라트코 믈라디치와 라도반 카라지치가 아직 체포되지 않고 있는 점이 ICTY를 더욱 곤혹스런 입장으로 몰고 있다. 자칫 대량학살 범죄의 핵심 3인 모두에게 정의의 심판을 내리지 못한 채 임무를 마치게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상인 특파원 sangin@yna.co.kr (브뤼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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