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10일(현지시각)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만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맨 왼쪽)과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맨 오른쪽)가 악수하고 있다. 이날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 사무총장은 11일부터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를 앞두고 스웨덴의 나토 가입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3자 회동을 소집했다. EPA 연합뉴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스웨덴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가입 승인을 미국의 F-16 전투기 판매와 재차 연결지으며 압박에 나섰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각) 아제르바이잔에서 자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 안에서 기자들을 만나 스웨덴의 나토 가입과 관련해 “미국이 (튀르키예에 F-16 전투기를 판매하겠다는) 약속을 지키면”이라는 조건을 달아 자국 의회도 스웨덴의 나토 가입을 비준하기로 한 약속을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전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하칸 피단 튀르키예 외무장관과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지난주 미국 뉴욕에서 만나 이 문제를 논의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2월 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뒤 오래 중립국 지위를 유지했던 스웨덴, 핀란드는 그해 5월 나토 가입을 선언했다. 핀란드는 가입 의사를 밝힌 뒤 1년이 채 지나지 않은 지난 4월 나토 회원국이 됐지만 스웨덴은 아직이다. 나토 회원국인 튀르키예 정부가 자국이 테러리스트로 여기는 쿠르드족에 대한 스웨덴 정부의 조처가 부족하다는 점을 들어 동의를 하지 않고 있어서다. 나토에 가입하려면 기존 회원국 전체의 동의가 필요하다. 스웨덴의 가입을 비준하지 않은 또다른 회원국인 헝가리는 튀르키예의 결정을 따르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그동안 미국은 튀르키예가 러시아제 방공 시스템을 도입한다는 이유로 F-16 전투기 인도를 거부해왔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5월 에르도안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 뒤 통화에서 “그는 F-16 문제의 해결을 여전히 원한다. 나는 스웨덴에 대한 합의를 원한다. 그 문제를 해결하자고 했다”라며 스웨덴의 나토 가입과 전투기 판매 문제를 연결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지난 7월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에서튀르키예는 향후 국회에서 스웨덴의 가입 승인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10월 튀르키예 국회가 열리면 이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 구체적인 의사일정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베를린/노지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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