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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런던증권거래소 먹자” 너도나도 지분쟁탈전

등록 2006-04-17 19:09수정 2006-04-17 19:11

나스닥 15% 인수…뉴욕증권거래소도 가세
세계증권시장 지각변동…초국적 시대 개막?
세계 4위의 시가총액에 2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영국 런던증권거래소(LSE)를 둘러싼 각축전이 달아오르고 있다. 미국의 나스닥과 뉴욕증권거래소(NYSE)가 런던증권거래소 인수전에 뛰어들어, 초국적 증권시장 시대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2004년 이후 세 차례 런던증권거래소 인수 시도에 실패한 나스닥은 지난 11일 런던증권거래소 지분 14.99%를 인수했다고 기습적으로 발표해 금융시장을 놀라게 했다. 지난달 10일 42억달러에 런던증권거래소를 사들이려다 퇴짜를 맞은 나스닥은 6개월 안에는 인수 시도를 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나스닥의 라이벌이자 세계 최대시장인 뉴욕증권거래소가 끼어들면서 인수전이 한층 뜨거워졌다. 뉴욕증권거래소는 15일 “(인수·합병과 관련해) 현재 특정 상대방과 대화하고 있고, 신속하고 결단력있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밝혀, 런던증권거래소를 두고 나스닥과의 싸움을 본격화할 것임을 내비쳤다. 나스닥의 ‘기습’ 이후 런던증권거래소 쪽은 뉴욕증권거래소가 ‘백기사’ 역할을 하거나 인수업체가 되는 게 낫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런던증권거래소를 탐내는 것은 미국 쪽만이 아니다. 2004년에는 프랑크푸르트증권거래소를 운영하는 독일의 도이치붸르세가 25억달러를 제의했다가 거절당했고, 지난해 말 오스트레일리아 맥쿼리은행은 27억달러를 불렀다가 핀잔을 듣고 뜻을 접었다.

이런 시도가 번번이 실패한 것은 적대적 인수를 막기 위한 주주배당 확대에, 영국의 ‘국가적 자존심’도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2000년 유럽연합의 금융시장 통합 바람을 타고 프랑스·네덜란드·벨기에·포르투갈 증권시장이 합병해 탄생한 시가총액 5위의 유로넥스트도 런던증권거래소까지 끌어들여 유럽 증권시장을 하나로 만들 꿈을 갖고 있다. 하지만 시가총액 1·3위의 두 미국 증권시장 때문에 희망을 접어야 할 처지다.

유로넥스트의 주주인 미국과 영국의 헤지펀드들은 대신 독일의 도이치붸르세와 합병할 것을 종용하고 있다. 그러자 역시 유로넥스트의 주주인 프랑스와 벨기에 은행 5곳은 “전략적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며 반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거대 규모의 증권시장들이 초국적 인수·합병 바람에 휩쓸린 배경에는 풍부한 자본 조달력과 증시 활황, 비용절감 필요 등이 있다. 또 자본시장의 국경이 허물어지는 상황에서 자연스러운 것일 수 있다고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분석했다. 세계적인 기업들이 많이 상장된 런던증권거래소의 경우 경영권 방어수단이 상대적으로 약한 탓에 이런 세계적 증권시장 재편의 중심에 던져졌다는 것이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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