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바스 만난 직후
세계은행 기금 마련 촉구
세계은행 기금 마련 촉구
하마스가 이끄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에 대한 미국과 이스라엘, 유럽연합의 고사 정책이 곳곳에서 균열을 보이고 있다.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4월28일 프랑스를 방문한 마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을 만난 직후, 세계은행이 팔레스타인 공무원들의 봉급 지급을 위해 기금을 만들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시라크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4월 들어 미국과 이스라엘, 유럽연합이 잇따라 직접지원을 끊어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공무원 16만5천여명이 봉급을 받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프랑스 대통령궁 관계자는 “시라크 대통령이 ‘세계은행이 하마스를 거치지 않고 팔레스타인 공무원들한테 직접 돈을 지급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며 “이 기금 마련은 시급히 논의돼야 한다”고 말했다. 시라크 대통령은 중동 평화를 주제로 오는 9일 열리는 유럽연합과 미국, 유엔, 러시아의 4자회담에서 이를 제안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이 강하게 반대할 경우 세계은행의 지원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달 26일 원조 재개를 호소하는 압바스 수반의 방문을 받은 노르웨이는 2천만달러의 간접 지원을 약속했다. 노르웨이는 “팔레스타인인들을 위한 원조를 재개할 것이며, 중동 평화를 위한 노력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서방 국가들이 ‘이스라엘에 대한 무력항쟁 노선을 명시적으로 접지 않은 하마스가 이끈다’는 이유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지원을 중단한 이후 러시아, 이란,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도 각각 자치정부 지원에 동참하고 나섰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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