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세기 엘루테리오스항 발견
동서문명이 교차하는 터키 이스탄불에서 동로마제국 때인 4세기에 존재한 항구가 발굴돼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아시아와 유럽을 나누는 이스탄불의 보스포로스해협 지하를 통과하는 6㎞짜리 해저 철도터널 건설 중, 4세기에 운영된 콘스탄티노플(이스탄불의 동로마제국 때 이름)의 엘루테리오스항이 발견됐다고 외신들이 3일 보도했다.
당시 번성한 항구 중 하나로 역사기록에 나오는 엘루테리오스항은 이스탄불의 유럽 쪽 지역인 예니카피역 건설 과정에서 땅을 파던 중 발견됐다. 43m 길이의 부두 일부분을 비롯해, 나무 배, 닻, 가죽신발 등 당시 항구문화와 생활상을 보여주는 귀중한 유물들이 1700여년만에 빛을 본 것이다. 불과 수미터 지하에 잠들었던 이 고대의 항구는 보존상태가 좋아 학자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고고학자들은 당장 공사를 중단하고 발굴조사를 본격화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19세기 오스만투르크제국 때부터 숙원이었던 보스포로스해협 지하터널 건설에 지장이 올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터키는 2010년 터널이 완공되면 하루 100만명 이상이 이용하고, 관광산업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4세기에 동-서 로마 분열 과정에서 동로마제국의 수도가 된 콘스탄티노플은 이후 1천년 넘게 번영하면서 로마제국의 전통을 잇고, 기독교의 또 다른 중심지 노릇을 해 왔다. 그러다 15세기 중엽 3년여에 걸친 투르크족의 포위공격에 무너지면서 투르크화·이슬람화돼 지금의 이름을 얻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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