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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2.21 19:19 수정 : 2005.02.21 19:19



지지율 70%…국민투표로 첫 비준
프·네덜란드느 “부결될라” 속알이

유럽연합 헌법안을 놓고 20일 스페인에서 비준 여부를 묻는 첫 국민투표가 치러졌다. 결과는 찬성률이 압도적으로 높게 나와, 유럽연합은 헌법안 발효를 위한 첫번째 관문을 무사히 통과했다.

스페인 국민투표 통과=20일 스페인 국민들은 76.73%의 지지율로 유럽연합 헌법 비준에 동의했다고 〈아에프페통신〉 등 외신들이 21일 보도했다. 그러나 투표율은 42.32%로 1975년 프랑코 군사독재가 끝난 뒤 민주주의가 복원된 이래 치러진 투표 가운데 가장 낮았다.

유럽연합 25개 회원국 가운데 국회가 아닌 국민투표로 헌법 비준 여부를 결정할 나라는 약 10개국이다. 스페인은 국민투표 결과가 강제력이 없고 의회 비준을 또 따로 받아야 하지만, 의회가 국민투표 결과를 존중하기로 한 경우다. 이들 가운데 첫번째로 국민투표를 치른 스페인은 애초 무난히 찬성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됐음에도, 이후 다른 나라들에 끼칠 영향 때문에 유럽연합 안팎의 관심이 집중됐다.

호세 루이스 로드리게스 사파테로 스페인 총리는 이날 “오늘 유럽이 이겼고, 유럽연합 헌법이 이겼고, 스페인이 이겼다”며 다른 회원국들도 스페인의 길을 따르라면서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긴장 늦추지 못하는 유럽연합=유럽연합 회원국들은 이번 스페인 국민투표 결과를 환영하면서도,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유럽연합 헌법이 애초 계획대로 2007년 발효되려면, 내년 말까지 25개 모든 회원국에서 헌법안이 비준돼야 한다. 특히 스페인처럼 국민투표로 비준 여부를 결정할 나라 가운데 몇몇은 부결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어, 유럽연합 전체가 한시도 긴장을 풀 수 없는 상황이다.




프랑스와 네덜란드는 오는 5월께 국민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다. 하지만 프랑스는 최근 정부가 주 35시간 근로시간을 최대 48시간까지 늘리고 값싼 노동력을 고용하는 동유럽 기업들에게 공공 서비스 부문의 문을 연 것 등에 분노한 국민들이 헌법 비준 투표에서 반대표를 던져 정부에 반감을 표시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네덜란드도 터키와 같은 이슬람 사회와의 통합에 대한 거부감과 이민자 문제 때문에 여론이 좋지 않다. 그밖에 덴마크와 폴란드도 국민투표에서 부결될 가능성이 있는 나라로 꼽힌다.

또 이번 스페인 국민투표에서 프랑스와 독일 총리들이 스페인에 건너가 온갖 지원사격을 했는데도 사상 최저 투표율을 보였듯, 유럽연합 헌법에 대한 시민들의 무관심도 걸림돌로 지적된다. 영국 〈비비시방송〉은 18일 “각종 여론조사에서 헌법안을 읽어보았거나 헌법에 대한 어떤 의견이 있다고 대답한 시민은 11%에 불과하다”고 보도했다.

윤진 기자 mind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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