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동성애자 단체들이 성적(性的) 소수자들의 차별 금지를 요구하며 준비해 온 거리 행진이 경찰의 진압으로 100여명의 행사 주동자들이 체포된 가운데 무산됐다.
'게이러시아(www.gayrussia.ru)' 등 대표적인 러시아내 동성애자 단체들은 27일 모스크바 시내 루뱐카 광장까지 거리 행진을 하기에 앞서 크렘린 옆 알렉산드로프스키 공원내 '무명용사의 묘' 참배에 나섰다가 경찰과 민족주의 청년단체의 공격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행사 지지를 위해 참가한 독일 하원의 볼커 벡 의원이 얼굴을 다치는 등 양측간 물리적인 충돌이 있었으며, 게이러시아의 니콜라이 알렉세예프 회장 등 100여명이 현장에서 체포됐다.
이날 진압에는 러시아 특수부대 '오몬' 병력이 동원됐으며 일반 시민단체들은 '모스크바는 소돔이 아니다'면서 동성애자들의 거리행진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유리 루쉬코프 모스크바 시장은 최근 동성애자 행사 불허방침을 밝혔으며 이에 게이 단체들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내 거리 행진을 할 수 있도록 허락해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러시아에서 게이와 레즈비언은 전체 1억4천300만 인구중 5~8%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김병호 특파원 jerome@yna.co.kr (모스크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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