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60년대 도난당했다가 되찾은 터키 고대 리디아 왕국의 보물 중 일부가 지난해 또다시 가짜로 바꿔치기 당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터키 서부 우샤크주(州) 당국은 29일 우샤크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던 기원전 6세기 리디아의 마지막 왕인 크리서스왕의 보물이 지난해 모조품으로 바꿔치기 당했으며, 용의자로 우샤크 박물관장 등 9명을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터키 국영 아나톨리아 통신과 민영 방송인 NTV 등에 따르면 주 당국은 지난해 12월 익명의 편지를 받고 보물 도난 사실을 알게 됐으며, 이후 수사에 착수해 용의자들을 검거했다고 발표했다.
도난당한 보물은 날개 달린 해마(海馬) 모양의 금 브로치로, 리디아의 부호로 유명한 크리서스왕의 진귀한 보물 중 하나다.
크리서스왕은 후세에 엄청난 부호를 가리킬 때 '크리서스처럼 돈이 많은'이라는 조어가 생겨날 정도로 부자로 알려져 있다.
이 브로치는 지난 1960년대 도난당한 뒤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으로 흘러들어갔으나, 수년에 걸친 양국간의 소송 끝에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측이 취득 당시 장물 인지 사실을 인정하면서 지난 1993년 터키로 반환됐었다.
일부 언론은 당시 반환 과정에서 보물의 일부가 이미 도난을 당했으며, 나머지 부분은 3년 간 앙카라에 보관돼 있다가 우샤크 박물관으로 옮겨졌다고 보도했다.
경찰 당국은 보물이 지난해 3-8월 사이 감쪽같이 바꿔치기 됐으며, 이 과정에 박물관장이 개입된 것으로 보고, 강도높은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아틸라 코치 터키 문화관광부 장관은 이날 TV에 출연해 보물 도난 사실을 시인하고 박물관 보안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혁창 특파원 faith@yna.co.kr (부다페스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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