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토니아 주재 네덜란드 대사가 동성 파트너에 대한 학대를 참지못하고 결국 대사직을 조기 사임하는 사건이 발생해 눈길을 끌고 있다.
한스 글라우비츠 대사는 지난해 9월 쿠바출신 흑인 남자애인과 함께 에스토니아 수도 탈린으로 부임했다.
하지만 현지의 한 잡지가 비판적인 기사를 내보낸 후 동성 파트너에 대한 인종주의 또는 동성애 혐오주의자들의 공격이 늘어나 더이상 참고 살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
글라우비츠 대사는 "술취한 스킨헤드족에게 인종차별적 욕설을 자주 듣거나 마치 UFO에서 방금 걸어나온 듯한 취급을 받는 것은 결코 유쾌하지 않다"고 조기 사임의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전 근무지인 브라질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선 그러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네덜란드 정부의 한 대변인은 "에스토니아 정부는 대사 커플에 대한 예우에 신경썼지만 거리에서 인종차별적이거나 동성애 혐오적 학대를 받았다"고 유감을 표명했다.
글라우비츠 대사는 캐나다 몬트리올 주재 총영사로 임명될 것이라고 네덜란드 외무부는 밝혔다.
네덜란드는 지난 2000년 유럽에서 처음으로 동성결혼을 합법화하는 등 동성애에 매우 관대한 나라로 알려졌다.
반면 에스토니아는 "잠재적인 인종차별이 존재하고 있지만 폭력적이진 않다"고 탈린 대학의 한 교수가 말했다. 이상인 특파원 sangin@yna.co.kr (브뤼셀=연합뉴스)
반면 에스토니아는 "잠재적인 인종차별이 존재하고 있지만 폭력적이진 않다"고 탈린 대학의 한 교수가 말했다. 이상인 특파원 sangin@yna.co.kr (브뤼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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