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로셰비치 옹호 발언 논란에 수상 거부
독일 작가 하인리히 하이네를 기리는 하이네상이 올해 논란 끝에 수상자를 정하지 못했다. 수상자로 지명됐던 오스트리아 출신 페터 한트케의 극우성향 논란이 일자, 한트케가 수상을 포기했기 때문이다.
한트케는 8일 상을 주관하는 뒤셀도르프 시장에게 편지를 보내 “나와 내 작품이 더이상 모욕당하게 놔둘 수 없다”며 포기 의사를 밝혔다. 한트케는 12명의 하이네상 심사위원 중 5명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올해 하이네상(상금 5만유로) 수상자로 지명됐다. 그후 뒤셀도르프 시의회의 사민당, 녹색당, 자민당 의원들이 한트케가 세르비아 내전 전범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신유고연방 대통령을 옹호한 전력을 이유로 시상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시의회 통보에 심사의원 중 2명이 항의하며 심사위원회를 탈퇴했다. 그 가운데 뢰플러는 “볼프 비어만, 한스마그누스 옌첸스베르거 등 역대 하이네상 수상자들은 사회적·정치적 진보와 국제적 이해와 합의에 기여해서가 아니라 작품성을 인정받아 수상했다”며 “한트케는 주요 흐름을 거스르며 ‘다르게 생각하기’와 ‘다르게 쓰기’를 실천한 사람”이라고 선정이유를 밝혔다. 독일 작가협회 펜도 “독립적인 심사위원회 결정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트케는 “세르비아의 범죄를 옹호하려고 한 게 아니라 세르비아 처지를 더 잘 이해하려고 했을 뿐”이라며 “밀로셰비치와 히틀러를 동일시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베를린/한주연 통신원
jhanbielefeld@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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