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보다는 분배를.."
지난 2004년 5월 유럽연합(EU)에 가입하며 경쟁력 제고와 성장 위주의 개혁 정책을 펴온 슬로바키아에서 좌파 정당이 총선에서 승리함에 따라 향후 슬로바키아 경제.사회 분야에 적잖은 변화가 예상된다.
◇ '개혁 피로' 누적..분배 선택 = 슬로바키아 유권자가 야당을 선택한 것은 무엇보다 지난 8년 간 계속된 정부의 개혁 드라이브에 대한 피로도가 누적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미쿨라스 주린다 총리가 이끄는 슬로바키아민주기독연합(SDKU) 연립정부는 지난 1998년 집권 이후 과감한 외자유치, 의료 및 사회복지 지원 삭감 등을 통해 성장 위주의 강도높은 경제 개혁을 추진해왔다.
그 결과 슬로바키아는 지난해 6.1%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기록하는 등 EU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의 경제 성장을 이어왔으며, 푸조, 기아 등 주요 자동차업체들이 잇따라 투자를 결정해 '뉴 디트로이트'로 불리기도 했다.
그러나 스메르당의 로베르트 피코 총재는 정부 개혁에도 불구하고 슬로바키아가 여전히 EU 최빈국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을 뿐 아니라 빈부격차는 심화되고 국민의 복지수준도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며 정부의 개혁정책을 비판해왔다.
실제로 연금수혜자와 저임금 근로자 등을 중심으로 개혁에 대한 불만이 확산돼왔으며 스메르당은 이를 집중적으로 파고 들며 지지세력을 넓힌 끝에 결국 총선에서 승리했다.
◇ 연정 구성으로 급진정책 완화 전망 = 그러나 스메르당도 오는 2009년 유로존 가입을 위한 일정들은 변함없이 추진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EU의 일원으로서 슬로바키아가 지금껏 확보해온 경제적 이득과 우선권을 포기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스메르당이 단독으로 의회의 과반을 차지하지 못한 만큼 최소한 1개 이상의 소수당과 제휴하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에 부유층 세금 인상 등 급진적 정책은 연정 협상 과정에서 상당부분 완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스메르당은 협상에서 현재 주린다 총리의 연정 파트너인 기독민주운동(KDH), 헝가리연합(SMK) 등과 제휴할 가능성과 블라디미르 메시아르 전 총리가 이끄는 민주슬로바키아운동(HZDS)이나 슬로바키아 국민당(SNS)과의 제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민족주의적 성향의 HZDS나 SNS와의 제휴는 해외투자자들이나 EU가 가장 우려하는 연정 형태로 성립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 로베르트 피코는 누군가 = 올해 41세의 피코 총재는 지난 1994-98년 유럽인권재판소에 슬로바키아 대표로 파견됐던 변호사 출신 정치인으로, 미국과 영국 등지에서 형사법과 인권 관련법을 공부했다. 한때 주린다 총리의 연정 멤버로 참여하기도 했으나 결별한 뒤 스메르당을 결성했으며, 유럽형 사회민주주의 이론에 입각한 정치 논리를 슬로바키아 상황에 적절히 배합해 성공적으로 지지세력을 확보해왔다. 그는 정부 여당의 개혁이 부자(富子)만을 위한 것이라고 비판하며 서민 복지를 위한 정부 지출 확대를 주장하고 있으며, 미국의 이라크 전쟁에도 반대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연초부터 줄곧 높은 인기를 누려온 그는 선거 직전까지 주린다 총리보다 높은 지지도를 유지하며 정권교체의 꿈을 부풀려왔다. http://blog.yonhapnews.co.kr/faith2m/ 권혁창 특파원 faith@yna.co.kr (부다페스트=연합뉴스)
EU의 일원으로서 슬로바키아가 지금껏 확보해온 경제적 이득과 우선권을 포기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스메르당이 단독으로 의회의 과반을 차지하지 못한 만큼 최소한 1개 이상의 소수당과 제휴하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에 부유층 세금 인상 등 급진적 정책은 연정 협상 과정에서 상당부분 완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스메르당은 협상에서 현재 주린다 총리의 연정 파트너인 기독민주운동(KDH), 헝가리연합(SMK) 등과 제휴할 가능성과 블라디미르 메시아르 전 총리가 이끄는 민주슬로바키아운동(HZDS)이나 슬로바키아 국민당(SNS)과의 제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민족주의적 성향의 HZDS나 SNS와의 제휴는 해외투자자들이나 EU가 가장 우려하는 연정 형태로 성립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 로베르트 피코는 누군가 = 올해 41세의 피코 총재는 지난 1994-98년 유럽인권재판소에 슬로바키아 대표로 파견됐던 변호사 출신 정치인으로, 미국과 영국 등지에서 형사법과 인권 관련법을 공부했다. 한때 주린다 총리의 연정 멤버로 참여하기도 했으나 결별한 뒤 스메르당을 결성했으며, 유럽형 사회민주주의 이론에 입각한 정치 논리를 슬로바키아 상황에 적절히 배합해 성공적으로 지지세력을 확보해왔다. 그는 정부 여당의 개혁이 부자(富子)만을 위한 것이라고 비판하며 서민 복지를 위한 정부 지출 확대를 주장하고 있으며, 미국의 이라크 전쟁에도 반대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연초부터 줄곧 높은 인기를 누려온 그는 선거 직전까지 주린다 총리보다 높은 지지도를 유지하며 정권교체의 꿈을 부풀려왔다. http://blog.yonhapnews.co.kr/faith2m/ 권혁창 특파원 faith@yna.co.kr (부다페스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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