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프리드 하우스먼의 시구 “여보게, 여행이 끝나면 잠잘 시간이 충분하다네”를 가장 좋아해 종종 인용하는 93살 윌리엄 디디스 기자가 21일 언론계 입문 75년을 맞는다. 그는 영국 언론사상 최고참, 최장수 현역 기록을 갖고 있다.
매일 독자에게 무엇을 전할까 고민하고 있는 디디스. 그는 18살 되던 해 당시 최고의 신문을 자랑하던 〈모닝포스트〉 수습으로 언론계에 들어온 뒤 지금도 현역으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귀족 가문 출신의 그가 언론과 인연을 맺은 것은 부친이 사고로 타계하면서.
굵직굵직한 사건·사고를 주로 취재하며 탁월한 능력을 인정받은 그는 1935년 아비시니아(에티오피아) 전쟁을 취재하면서 각광을 받았다. 당시 대부분 기자들이 당국의 보도자료에만 의존해 타전하는 것과 달리 현장을 발로 뛰며 생생한 특종을 대거 발굴·보도했다.
그는 2차 대전 발발로 왕실 소총부대에 복무하면서 6년간 언론을 떠난 뒤 종전 후 〈데일리 텔레그래프〉에 복귀했다. 이후 1950년 보수당 의원으로 윈스턴 처칠 정부에서 잠시 일했으며, 맥밀런 내각에서는 2년간 무임소 장관을 지내기도 했다.
그는 1974년 정계 은퇴 후 〈텔레그래프〉 에디터로 언론 일선에 복귀했다. 그는 1985년 신문사가 격변을 겪으며 새 모습으로 거듭나자 72살 나이에 에디터 자리에서 내려와 현장 취재기자로 활동을 재개했다.
이상기 기자 amigo@hani.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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