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하넨 총리, 터키 가입협상 중단 가능성 경고
북유럽의 핀란드가 1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 금년 하반기 의장국을 맡아 EU 기구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제고해 신뢰성을 회복하는데 역점을 둘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EU 확장과 관련해 EU 회원국인 키프로스 인정을 거부하고 있는 터키에 대해 EU 가입협상을 공식 중단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마티 반하넨 핀란드 총리는 의장국 수임 전날인 지난 30일 기자회견을 갖고 EU 기관들의 효율성과 투명성을 높여 신뢰성을 회복하는 한편 역내 혁신과 경쟁력 강화, 그리고 환경보호에 역점을 두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의장국 수임 기간에 화학물질 규제법안인 이른바 `REACH'(화학물질 등록과 평가및 승인) 법안과 유럽의회에서 2차 독회에 들어간 서비스 시장 개방법안을 마무리하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EU헌법 부활문제에 대해서는 헌법을 부결시킨 네덜란드와 프랑스에서 총선과 대선을 치르기 전에 돌파구가 열리기 힘들 것이란 현실을 인정했다.
EU 확장 문제에 대해 반하넨 총리는 터키가 EU 가입 의무를 충족하지 않을 경우 가입협상을 중단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협상을 중단시킬 가능성이 항상 있다"면서 "터키도 이 점을 알고 있다고 생각하며, 핀란드가 의장국을 맡는 기간에 터키가 난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터키는 EU와 관세동맹에 서명했음에도 불구, 키프로스 국적의 선박 입항과 항공기 기착을 여전히 불허하고 있다.
키프로스는 지난 1974년 친 그리스계 세력이 쿠데타를 일으키자 터키가 북부를 침공, 점령한 이래 터키의 통치를 받는 북부와 그리스계의 남부로 나뉘어 있다.
하지만 터키는 2년전 그리스의 도움으로 EU에 가입한 남 키프로스를 인정하지 않은 채 남 키프로스 인정에 앞서 북 키프로스에 대한 국제사회의 경제제재를 해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핀란드가 터키 가입협상을 중단시킬 경우 최소 10년 이상 걸릴 예정인 터키의 EU 가입 협상이 더 지체될 위기에 처하게 된다.
이상인 특파원 sangin@yna.co.kr (브뤼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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