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야당이 제목소리를 내야 국가발전을 이룰 수 있다면서 야당을 통제대상이 아닌 건전한 국정파트너로 여기고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1일 모스크바 근교에서 여당인 '통합러시아당' 소속 의원들과 회의를 갖고 야당에게도 충분히 발언할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치시스템이 균형되고 견고해져야 하는데 이는 내일이라도 야당이 될 수 있는 우리 동료들에게 무대가 주어져서 자신의 견해를 피력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야당과의) 논쟁과 토론을 통해서만 정부, 국가, 경제발전을 위한 최적의 길을 찾을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이 야당을 옹호하는 발언을 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오는 15~17일 G8정상회의를 앞두고 서구 진영이 러시아의 비민주주의를 계속 비판하고 있는 것을 의식한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야블로코, 우파연합 등 러시아 야당들은 푸틴 대통령의 발언에 환영한다고 밝히면서도 "말과 행동은 다를 것"이라며 여전히 당국의 야당 통제가 계속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푸틴 대통령은 또 내년말 총선과 2008년 대선을 앞두고 통합러시아당이 승리하려면 공약을 남발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가 원하는 것들을 실제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한 여당 의원은 푸틴 대통령에게 통합러시아당 당수를 맡아달라고 요청했지만 푸틴은 이에 대해 답변하지 않은 채 인구문제, 부패, 국정개혁 등 추진과제들을 제시했다.
보리스 그리즐로프 국가두마(하원) 의장은 최근 푸틴 대통령이 2008년 대선후 통합러시아당 당수를 맡게 될 수도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김병호 특파원 jerome@yna.co.kr (모스크바=연합뉴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