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세계대전 당시 네덜란드에서 유대인 406명을 탈출시킨 '네덜란드판 오스카 쉰들러'인 잡 펜라트가 지난달 25일 뉴욕주 캐츠킬의 자택에서 지병인 식도암으로 사망했다고 뉴욕타임스가 2일 보도했다. 향년 88세.
1918년 암스테르담에서 태어난 펜라트는 2차 세계대전 기간에 유대인들을 탈출시키기 위한 신분증 위조에 가담했다 옥고를 치르기도 했으나 석방된 후에도 레지스탕스 대원들과 함께 20여 차례에 걸쳐 유대인들의 탈출을 도왔다.
펜라트는 당시 히틀러의 지시에 의해 프랑스 대서양 해안가에 만들어지고 있던 장벽 건설공사를 이용, 유대인들을 건설노동자로 위장시켜 프랑스까지 데려간 뒤 프랑스 지하조직의 도움을 받아 이들을 스페인으로 탈출시켰다.
펜라트는 지난 2000년 피츠버그 포스트 가제트와 가진 회견에서 당시 유대인들을 탈출시킨 것은 단지 그것이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펜라트는 종전 후 네덜란드에서 디자이너로 이름을 날리다 1958년 미국으로 건너와 건축가이자 산업디자이너의 길을 걸었다.
김계환 특파원 kp@yna.co.kr (뉴욕=연합뉴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