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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헝가리인을 죽여라’ 루마니아 PC게임 논란

등록 2006-07-11 20:56

루마니아에서 최근 출시된 컴퓨터 게임 '루마니안스 인 스페이스'(Romanians in space)가 루마니아내 헝가리인들에 대한 적대적인 내용으로 논란을 빚고 있다고 부쿠레슈티 데일리 뉴스가 11일 보도했다.

"너의 운명에 따라 외국인들을 무자비하게 죽여라"라는 슬로건부터가 문제의 심각성을 나타내고 있는 이 비디오게임은 1988년 독재자인 니콜라이 차우세스쿠가 미국을 정복한 뒤 지구의 새 황제가 된다는 허무맹랑한 가상의 내용을 담고 있다.

문제는 루마니아가 지구를 100년간 통치한 뒤 새 황제인 트라이안 바세스쿠(현 대통령)가 은하계 전체를 정복하는 과정에서 옛 헝가리인들이 국가를 만들어 독립을 추진하자 바세스쿠가 군대에 헝가리 분리주의자들을 몰살하라고 지시하는 대목이다.

이 같은 게임 내용이 알려지자 가뜩이나 좋지 않은 헝가리-루마니아간 민족감정의 불씨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되고 있다.

루마니아의 반(反) 차별 국가위원회(CNCD)의 차바 아스탈로쉬 의장은 헝가리인들이 등장하는 부분이 헝가리인들에 대한 루마니아인들의 좋지 않은 감정을 이용해 돈을 벌려고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루마니아인들의 80%가 헝가리를 루마니아의 주적으로 여기고 있다는 결과가 나와 충격을 주기도 했다.

아스탈로쉬 의장은 "이 게임이 인종적 증오를 선동하고 헝가리 소수민을 모욕하고 있다고 결론나면 반차별법을 적용해 게임 판매를 금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루마니아 통신정보기술부도 "이 게임이 반 헝가리 정서를 자극할 수 있는데다 현 대통령 이름을 부정적인 문구에 사용한 점도 문제"라며 게임을 제작한 소프트웨어 회사를 상대로 소송이 제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헝가리 언론들도 이 같은 내용을 일제히 보도하며 루마니아 당국에 즉각적인 조치를 촉구하고 나섰다.

그러나 게임을 만든 프로그래머 알렉산드루 두타(21)는 "게임에 등장하는 10개의 미션 중에서 단 1개에만 헝가리인들이 등장하는데 모든 것이 허구일 뿐"이라며 게임 내용이 헝가리 소수민들에 위해를 가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양국은 1차 세계대전 이후 평화조약에 따라 헝가리 영토였던 트란실바니아 지역이 루마니아로 넘어가면서 이 지역에 거주하던 170만명의 헝가리인들이 루마니아내 소수민족으로 전락했으며 이후 차우세스쿠 정권의 탄압으로 민족간 갈등이 지속돼왔다.

http://blog.yonhapnews.co.kr/faith2m/

권혁창 특파원 faith@yna.co.kr (부다페스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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