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외교직원 납치살해에 미국 비판…“북 미사일 개발권리 있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가 에너지 공급국이자 핵보유국으로서 국제정치경제에서 큰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면서 러시아의 G8 회원국 자격은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오는 15~17일 상트-페테르부르크 G8 정상회의를 앞두고 12일 미국 NBC방송과 가진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G8 회원국이 될 수 밖에 없는 이유로 3가지를 제시했다.
첫째는 확인된 석유와 천연가스 매장량이 나머지 G8 국가들이 합친 규모의 4배에 달해 러시아의 견해를 고려하지 않고는 에너지 안보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
두번째는 핵비확산, 군축 등 국제안보 논의에서 핵강국중 하나인 러시아의 입장을 듣지 않을 수 없다는 것.
셋째는 거대한 영토로 인해 유럽과 아시아를 아우르는 유일한 국가라는 점을 푸틴 대통령은 제시했다.
그는 특히 지난달 이라크에서 러시아 외교직원들이 납치살해된 책임이 연합군을 이끌고 있는 미국과 이라크 당국에 있다고 지적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미국이 군대를 보내 연합군과 함께 이라크를 맡기로 했으면 그들은 주민들과 외교직원들의 안전에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이라크 당국도 자국에서 발생한 사건에 대해 비난을 면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그는 북한 미사일 발사와 관련, 북한이 국제미사일 협정에 가입하지 않은 만큼 미사일 기술을 개발할 권리는 갖고 있다는 견해를 거듭 밝혔다. 그는 지난 6일 인터넷으로 중계된 질의답변에서도 동일한 발언을 한 바 있다.
하지만 그는 북한측이 언제 미사일 실험을 할지 통보해주지 않아 미사일 잔해가 어디로 떨어질지 우려를 갖고 있었다면서 자칫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그는 이로 인해 북한에 대해 압박을 가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병호 특파원 jerome@yna.co.kr (모스크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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