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대형 식품회사 최고경영자가 14개월짜리 딸과 좀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며 연봉 67만7천파운드(약 12억원)를 받는 자리를 걷어찼다.
'데어리 크레스트'의 최고경영자인 드러몬드 홀은 아버지로서 기쁨을 만끽하기 위해 최고경영자 직을 내놓겠다고 밝혀 런던 금융가를 충격에 빠뜨렸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 인터넷판이 21일 보도했다.
유제품 회사인 데어리 크레스트는 '커시드럴 시티' 치즈, '어터리 버터리' 버터 등 영국 소비자들에게 인기 있는 브랜드로 널리 알려져 있다.
늦둥이 딸을 본 56세 사업가 홀은 내년 1월까지만 최고경영자직을 수행하고, 4월까지 시간제 컨설턴트로 이 회사에 남아 있을 예정이다.
홀은 "가족과 좀 더 많은 시간을 보내겠다는 게 진부한 말처럼 들린다는 것을 안다"며 "그러나 나는 진심이다"고 고백했다.
그는 "이 결정에 잘못된 것은 없다. 나는 진로를 바꾸기로 결심했을 뿐이고, 가볍게 이 결정을 내리지는 않았다"며 "이제 14개월 된 딸이 자라는 것을 놓치지 않고 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제 그는 더러운 기저귀를 빨고, 새벽에 잠을 깨고, 어린이 만화영화 '밥 더 빌더'를 무수히 보는 게 새로이 낙이 됐다고 인디펜던트는 말했다.
홀은 데어리 크레스트에서 15년 간 일했으며, 지난 2002년 7월 최고경영자로 임명됐다. 그는 지난 번 결혼에서 얻은 장성한 자녀들이 이미 둘 있다.
홀은 그러나 일을 완전히 그만두지는 않고 주점ㆍ식당업체인 `미첼스 앤드 버틀러스'의 비경영 간부직을 맡아 활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데어리 크레스트는 최근 대형 할인매장인 테스코와 우유 공급 계약이 끊긴 데다 에너지 가격의 급등으로 타격을 받아 지난달 세전 수익이 6천770만 파운드까지 10.5%나 감소했다고 보고한 바 있다. 홀의 사임 의사 표명에 따라 마크 알렌(47) 사장이 새로 최고경영자에 임명됐다. 김진형 특파원 kjh@yna.co.kr (런던=연합뉴스)
데어리 크레스트는 최근 대형 할인매장인 테스코와 우유 공급 계약이 끊긴 데다 에너지 가격의 급등으로 타격을 받아 지난달 세전 수익이 6천770만 파운드까지 10.5%나 감소했다고 보고한 바 있다. 홀의 사임 의사 표명에 따라 마크 알렌(47) 사장이 새로 최고경영자에 임명됐다. 김진형 특파원 kjh@yna.co.kr (런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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