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 개발 가능성도 시사
미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러시아가 전투기를 비롯한 무기를 베네수엘라에 판매하기로 했다.
러시아를 방문한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27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 “(미국의) 봉쇄에도 불구하고 (무기를) 공급해 주는 것에 감사한다”고 말했다고 <에이피(AP)> 통신이 보도했다.
정상회담에서 계약이 이뤄졌는지는 발표되지 않았지만, 지난주 세르게이 이바노프 러시아 국방장관은 베네수엘라와 수호이-30 전투기 30대와 공격용 헬리콥터 30대의 공급계약이 맺어질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러시아 국영 무기수출업체는 지난 18개월 동안 전투기와 지대공 미사일, 소총 등 30억달러어치 이상을 베네수엘라에 팔기로 했다고 밝힌 것으로 현지 신문이 보도했다.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베네수엘라는 미국이 부품 제공을 거부한 F-16 전투기를 대체할 수호이-30을 연말까지 넘겨받기로 했으며, AK-47 소총 10만정도 도입하는 중이다.
앞서 미 국무부는 지난 25일 “지역 안정에 도움되지 않는다”며 베네수엘라에 대한 무기 수출 재검토를 요구했지만, 러시아는 이를 일축한 바 있다.
쿠바·벨로루시·러시아·이란·베트남 순방에 나선 차베스 대통령은 연일 ‘반미연대’를 강조하고 있다. 그는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전 모스크바의 외국문학도서관을 찾아 “세계의 가장 큰 위협은 미국 제국”이라며, 미국을 “분별없고, 맹목적이고, 어리석은 거인”이라고 표현했다.
차베스 대통령은 26일 모스크바 도착 기자회견에서는 “언젠가 핵에너지를 써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해, 핵 개발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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