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10일 런던 경찰에 체포된 24명의 항공테러 모의 사건 용의자중 일부가 영국의 무슬림 대학생들에 의해 모집됐을 수 있음을 입증하는 증거물들이 속속 발견돼 충격을 주고 있다.
13일 선데이 텔레그래프 인터넷판에 따르면 지난 10일 체포된 이 사건의 용의자들중 한 명인 와히드 자만(22)은 런던 메트로폴리탄대학 물리화학과 학생이자 이 대학의 동아리 '이슬람협회'의 회장이며, 협회측이 사용하는 동아리의 가건물 2채에서 성전(聖戰)을 옹호하는 문건들과 보안요원들이 접근할 때 대처하는 방법을 담은 전단 등이 발견됐다.
기도실과 도서실로 사용되는 이들 건물에서는 2001년 9.11테러를 찬양했고 현재는 해체된 무장단체인 알-무하지룬이 제작한 카세트 테이프도 발견됐다. 알-무하지룬의 지도자인 오마르 바크리 모하메드는 지난해 런던에서 추방당했다.
이들 가건물은 이 대학측이 소유한 부지에 위치해 있고 대학은 협회에 자금을 일부 지원하고 있다.
보안 소식통들은 아직도 구금상태인 이번 사건 용의자 23명 중 "몇 명(several)"은 영국 대학들과 연계를 갖고 있어, 대학들이 영국 최대의 보안위협을 제공하는 존재들로 점점 드러나고 있다고 우려감을 표시했다.
특히 이번에 체포된 17~35세의 용의자들 중 5명은 지난해 발생한 '7월7일 런던폭탄테러' 용의자 2명처럼 폭탄사용법을 배우기 위해 파키스탄의 훈련캠프에 머문 것으로 의심을 받고 있다고 선데이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영국 보안 당국은 자신들이 이번 항공테러모의 사건의 핵심 용의자들을 모두 체포했다고 확신하고 있지만, 미국측은 최소한 용의자 5명이 여전히 당국의 추적을 받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런던의 브루넬대학 정보 및 보안학 센터 소장인 앤서니 글리스 교수는 영국 대학들이 자신들이 국가보안에 위협이 되고 있다는 점을 무시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대학들이 이러한 문제에 대처하지 않고 오히려 이 문제를 거론한 사람들의 입지를 약화시켜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15년동안 영국의 옛 전문대학과 대학 등 20여곳에서 극단주의 무슬림 단체들이 적발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자만의 가족은 그가 테러와는 무관하고 동아리 가건물에 극단주의 문학작품을 놓아뒀다는 아무런 증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유창엽 기자 yct9423@yna.co.kr (서울=연합뉴스)
한편, 자만의 가족은 그가 테러와는 무관하고 동아리 가건물에 극단주의 문학작품을 놓아뒀다는 아무런 증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유창엽 기자 yct9423@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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