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개가 통신장비를 비롯한 항공기의 장비를 망가뜨릴 수 있다고 영국 일간 더 타임스 인터넷판이 23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현대식 항공기들은 번개에 견디도록 설계돼 있으며, 최근 추락해 171명의 사망자를 낸 러시아 풀코보 항공 소속 투폴례프(Tu)-154 여객기는 특히 번개에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업용 제트기는 보통 비행시간 1만시간 당 한차례 꼴로 번개에 맞는 것으로 전해졌다.
기류는 항공기를 가로 지를 때 알루미늄으로 돼 있는 표면에 아무런 손상도 입히지 않기 때문에 번개도 심각한 손상을 일으키지는 않는다. 심한 번개가 항공기 동체나 날개에 작은 구멍을 내는 경우는 있지만 안전문제가 제기될 정도는 아니다.
그러나 특별한 차폐 처리에도 불구하고 번개로 항공기의 장비가 망가질 가능성은 있다.
실제로 항공기가 지상과의 통신능력을 잃거나 더 위험하게 인공 수평선을 보여주는 장비가 마비되는 경우는 가끔 있다.
항공기가 구름 속에 있을 때 발생하는 번개는 왕왕 위치정보 장비를 망가뜨린다. 이렇게 되면 조종사가 방향감각을 잃어 지상을 향해 비행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 토머스 쿡 전세기가 지난달 맨체스터로 돌아간 것처럼 번개 때문에 비상착륙하는 경우도 자주 있다.
그러나 플라이트 인터내셔널지 편집자인 데이비드 리어문트에 따르면 단지 번개 때문에 현대식 항공기를 잃은 사례는 없다. 조사관들은 사고가 난 투폴례프 여객기 조종사가 악천후를 피하지 못한 이유를 조사할 계획이다. 이들은 이륙 전에 항공기의 기상레이더가 정상적으로 작동했는 지도 점검키로 했다.
(서울=연합뉴스) lh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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