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 지지받아 8% 그친 맞수 드빌팽 압도
자신의 ‘정치적 아버지’였던 자크 시라크 대통령과의 불화로 한때 ‘정치적 미아’가 될 뻔한 니콜라 사르코지(51) 프랑스 내무장관이 사실상 집권 대중운동연합의 대선 후보로 낙점받았다.
<아에프페(AFP)> 통신은 지난 3일 막을 내린 대중운동연합의 청년당원대회 소식을 전하며 사르코지 장관이 대권행 표를 쥘 게 확실하다고 이날 보도했다.
내년 1월 후보를 정하는 당대회를 앞두고 열리는 마지막 주요행사인 이번 대회의 분위기와, 뒤짚기 어려울 만큼 벌어진 지지도가 이런 판단을 낳고 있다. 외신들은 7천여명의 청년당원이 모인 행사에서 사르코지 장관과 도미니크 드빌팽 총리에 대한 지지 분위기에서 이미 승패가 갈렸다고 전했다. 3일 보도된 여론조사에서 사르코지 장관은 45%의 지지를 받았지만, 과거 호각을 다투던 드빌팽 총리는 8%에 그쳤다. 3선 포기를 선언한 시라크 대통령은 3%의 지지로 그의 각료들보다 못한 인기를 보여줬다.
지난해 이 행사에서 사르코지 장관과 팽팽한 긴장감을 연출했던 드빌팽 총리는 어느 때보다 부드러운 태도를 보였다. 드빌팽 총리는 연설에서 “당신은 범죄에 맞서 싸우는 데 단호한 사람”이라며 “나의 감사를 전하고 싶다”는 말로 사르코지 장관을 추켜세웠다.
시라크 대통령의 총애를 받아온 드빌팽 총리는 지난 4월 100만명을 넘나드는 시위군중들에게 굴복해, 자신이 입안을 주도한 ‘최초고용계약제’를 파기하는 과정에서 결정적 타격을 입었다. 사르코지 장관의 인기에는 반사이익적 면도 있는 셈이다. 최근 발간된 그의 책은 37만여부가 팔려나가기도 했다.
사르코지 장관은 이번 대회에서 ‘68세대와의 단절’을 선언하며 젊은층을 겨냥한 집권 청사진 일부를 밝혔다. 그는 “68세대는 30년간의 번영이 낳은 응석받이들이라는 게 진실”이라며 “당신들은 위기에 처한 젊은이들”이라고 말했다. 그는 소득세 감면과 청년 창업 지원 등으로 실업률을 낮추고, 프랑스 사회복지 모델을 개혁해 “노동의 진정한 가치”를 되찾겠다고 말했다.
헝가리계 이민가정 출신인 사르코지 장관은 시라크 대통령의 최측근이었지만, 1995년 대선에서 시라크의 정적과 손잡으면서 사이가 틀어졌다.
한편, 대중운동연합보다 2개월 일찍 대선 후보를 결정하는 사회당은 아직 안갯속이다. 애초 세골렌 루아얄(52) 의원을 프랑스 최초의 여성 대통령으로 밀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지만, ‘이미지 정치’라는 등의 비판이 당내에서 일면서 지지도가 추락하고 있다. 2002년 대선 1차 투표에서 3위로 낙선한 리오넬 조스팽(69) 전 총리가 최근 복귀해 대권을 노리는 것도 루아얄 의원에게 암초가 되고 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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