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당인 노동당 안팎의 사임 압력을 받아온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가 7일 1년 안에 물러나겠고 밝혔다.
블레어 총리는 이날 런던의 한 초등학교를 방문한 자리에서 12개월 안에 퇴진하겠다고 말했다고 영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그러나 블레어 총리는 “지금 정확한 (사임) 날짜를 밝히지는 않겠다”며 “나중에 그렇게 할 것이며, 영국의 이해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최근의 노동당 내분에 대해 국민들한테 사과한다고도 말했다. 언론들은 내년 5월 사임 전망이 많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집권 3기를 시작한 블레어 총리는 미국을 맹종한다는 비판 등에 시달려 왔지만 사임 일정을 구체화하지 않다, 겉잡을 수 없게 된 당내 ‘반란’에 고개를 숙인 셈이다. 그간 블레어 총리 주변에서는 그가 1년 안에 퇴진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지만, 총리 자신은 당내 비판세력을 비난하며 강경한 태도를 유지해 왔다.
전날에는 국방차관을 비롯해 내각에 참여한 노동당 의원 9명이 총리가 사임일정을 밝히지 않는 데 항의해 무더기로 사표를 내고 정부에서 발을 뺐다. <비비시(BBC)>는 유력한 차기 총리 후보인 고든 브라운 재무장관이 이날 아침 블레어 총리를 만나 격렬한 언쟁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브라운 장관은 7일 블레어 총리의 입장 표명 직전 “총리가 어떤 결정을 내리든 지지하겠다”고 말해, 사전 교감이 있었음을 내비쳤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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