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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불안한 1년’ 남겨둔 블레어 총리

등록 2006-09-08 09:14

집권 노동당내 의원들로부터 '조기 퇴진' 압박에 시달리던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가 "1년 내 사임"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그러나 구체적인 사임 날짜를 못박지 않은 블레어 총리의 애매모호한 발언이 총리의 희망대로 동료 의원들의 불만과 당의 분란을 잠재울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블레어 총리의 조기 퇴진을 압박하고 있는 고든 브라운 재무장관의 측근들은 블레어 총리와 브라운 재무장관 사이에 블레어 총리가 내년 5월 4일 물러나는 것으로 대략적인 합의가 이뤄졌다고 믿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블레어 총리가 내년 5월 3일 스코틀랜드와 웨일스 의회 선거가 끝난 후 물러나고 6주간에 걸친 당수선거를 거쳐 6월 중순쯤에는 브라운 장관이 다우닝가 총리실에 입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이들은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블레어 총리가 남은 9개월 동안 총리로서 정부와 당에 대한 권위를 유지할 수 있을지 혹은 더 치욕적인 상황이 찾아와 더 빨리 총리직에서 밀려날지는 여전히 의문으로 남아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는 지적했다.

현재 스코틀랜드와 웨일스 의원들은 내년 5월 의회 선거의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앞으로 수주일 동안 노동당의 지지율이 계속 나빠진다면, 선거에서 참패할 게 분명한 스코틀랜드와 웨일스 의원들은 내년 5월 선거 전에 블레어가 물러나야 한다고 다시 들고 일어날 가능성이 매우 크다.

블레어 총리의 사임 발언은 정부와 노동당에 대한 권위와 장악력을 상실한 '레임 덕' 총리의 면모를 다시 확인시켜 줬을 뿐이라고 BBC도 분석했다. 정부 각료와 관리들은 이제 블레어 총리가 아닌 브라운 장관에게 귀를 기울이게 되고, 정부는 완전히 방향을 잃을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블레어 총리가 곧 물러날 것이라는 점을 세상 사람들이 다 아는 상황에서 블레어 총리가 새로운 정책을 내놓을 때마다 "고든 브라운 장관은 어떻게 생각할까"라는 질문이 터져 나올 수 있다. 그렇다면 블레어 총리는 이름뿐인 총리가 될 수도 있다.


브라운 장관의 측근인 둑 헨더슨 의원은 총리의 사임 발언 후 "사람들이 총리의 퇴임 계획에 대해 더 잘 알게 된 것 같지 않다"며 "노동당이 내년 선거 전에 명확한 지향점과 새로운 당수를 두고 확실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사람들은 여전히 말하고 있다"고 불만스러워했다.

제레미 코빈 의원은 "우리는 총리로부터 날짜를 원한다"며 총리가 구체적인 퇴임 날짜를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스티븐 파운드 의원은 "명확히 그리고 필연적으로 12개월이 365일일지 혹은 2일일지 사람들이 말할 것이라는 게 문제"라며 "퇴진 논란은 잠재워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블레어 총리와 브라운 장관 사이에 당권 이양 일정에 대해 어떤 합의가 이뤄졌든간에 지금부터 블레어 총리가 사임하는 날까지 총리의 퇴임에 대한 논란은 여전히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BBC는 말했다.

김진형 특파원 kjh@yna.co.kr (런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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