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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부시 암살영화 제작진, 실제 암살위협 시달려

등록 2006-09-12 08:56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의 암살을 다룬 영화 '대통령의 죽음'을 제작, 파문을 불러일으킨 영국인 영화감독 가브리엘 레인지가 실제 살해 위협에 시달리고 있다고 미국 언론들이 11일 보도했다.

레인지 감독과 극작가 사이먼 핀치는 이로 인해 전날 밤 캐나다 토론토 국제영화제에서 열린 시사회에 얼굴을 드러내지 않았고, 행여 영화 제작진들에게 테러행위가 가해지지 않을까 걱정하는 사설 경호원들만 북적댔다는것.

이날 시사회에 입장하는 관람객들은 손가방을 모두 수색당했고, 경호요원들이 시사회 내내 끊임없이 자리를 오가며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는 모습이었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그러나 레인지 감독 등 제작진에게 누가, 언제, 어떤 종류의 암살 위협을 가했는지는 아직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고 있다.

앞서 일부 미국인, 특히 공화당 지지자들은 이 영화 제작 소식이 알려진 뒤 "아무리 표현의 자유가 중요하다지만 어떻게 미국의 현직 대통령을 암살하는 내용을 영화화할 수 있느냐"고 분노를 표출했었다.

특히 미 '폭스뉴스닷컴'의 로저 프리드만은 이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 "선정적이고 무책임한 영화의 극치"라고 혹평하고 "마치 부시 대통령의 머리를 타깃으로 삼으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고 비난했다.


이런 비난 여론을 의식한 듯 레인지 감독은 "암살을 소재로 한 영화들이 수없이 있지 않느냐"면서 "이 영화를 보고 부시의 암살을 생각하게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레인지 감독은 영국인 감독이지만 미국인 배우들을 대거 기용, 시카고에서 현지촬영을 했고, 부시 대통령과 체니 부통령의 실제 얼굴을 컴퓨터 그래픽으로 처리해 더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이 영화에서 레인지 감독은 차기 미국 대선을 1년여 앞두고 유권자들 사이에 미국의 대내외 정책이 극단적 분열상을 보이는 내년 10월 부시가 암살되는 것을 상정하고 있다.

재계 지도자들에게 연설을 하기 위해 시카고를 방문한 부시 대통령은 거대한 반전 시위와 맞닥뜨리지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연설 일정을 강행한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은 시카고의 셰라톤 호텔을 떠나려 할 때 저격범이 쏜 두발의 총탄을 맞고 땅바닥에 쓰러진다. 병원으로 급히 옮겨지지만 끝내 운명하고 만다.

대통령 암살의 여파로 미국 사회는 극심한 국가적 불안에 빠져들고, 체니 부통령이 부시의 뒤를 이은 후임 대통령에 임명되고 조사를 낭독하는 장면도 나온다.

부시 암살장면은 지난 1981년 3월 30일 로널드 레이건 당시 대통령이 워싱턴의 힐튼호텔을 나서다가 존 힝클리가 쏜 6발의 총탄을 맞고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진 바 있는 사건을 연상케한다.

이 영화는 오는 16일까지 토론토국제영화제에서 시사회를 가진 뒤 다음달 9일 영국 방송 채널4의 자회사인 '모어4' 채널을 통해 방영될 예정이다.

영화 제작진들은 이 영화를 미국과 캐나다, 유럽의 영화배급소들에게 판매할 계획이어서 지난 2005년 대선당시 무어 감독의 '화씨 9.11'을 놓고 큰 논란이 일었던 것처럼 2008 대선을 앞두고 또한번 논쟁거리를 제공할 전망이다.

조복래 특파원 cbr@yna.co.kr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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