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사임 의사를 밝힌 후 레임덕에 시달리고 있는 토니 블레어 영국총리가 12일 전통적 지지기반인 무역 노조 대회에서 심한 야유를 받고 10여명의 대표가 퇴장하는 모습을 지켜봐야 하는 수모를 겪었다.
조합원들은 블레어 총리가 연설하는 동안 심한 야유를 보냈으며 10여명의 대표들은 그가 추진하고 있는 공공서비스 분야의 부분 민영화에 항의, 연설 도중 퇴장했다.
사임 시기를 놓고 국내에서 심한 내분이 일고 있는 가운데 중동 순방에서도 시위대를 만나는 수모를 겪은 블레어 총리는 이로써 전통적 지지기반인 무역노조에서도 등돌림을 당했다.
노조원들은 민영화 계획과 이라크 전쟁을 비난했다. 시위대는 블레어 총리가 연설을 시작하자 "지금 나가라"는 플래카드를 치켜들었다.
블레어 총리는 "멋진 소개"에 감사한다고 농담을 했지만 대회장에 남아있던 1천여명의 대표자중 일부는 총리가 이라크 및 아프가니스탄과 이스라엘에 대해 언급하자 고성을 지르며 야유했다.
블레어 총리는 "군대를 철수하라는 포스터를 내거는 건 좋지만 군대가 거기 있는 이유는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민주정부가 군대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라면서 "찬성하지 않더라도 이야기를 들어보라"고 반박했다.
블레어 총리는 내년에 총리와 노동당 당수직에서 물러나겠다고 지난주 발표했으나 사임 시기는 밝히지 않았다.
lhy@yna.co.kr (브라이튼(영국)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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