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 아프리카 소말리아에서 지난 17일 무장괴한이 난사한 총탄에 맞아 숨진 이탈리아 출신 레오넬라 스고르바티 수녀가 사망 직전까지 범인들을 용서한다는 말을 반복했던 것으로 임종을 지켜본 한 신부가 전했다.
19일 AP 통신 보도에 따르면 말로바 웨송가 신부는 18일 케냐 수도 나이로비에서 열린 레오넬라 수녀의 장례미사에 참석, 그녀가 숨지기 직전까지 "난 용서해요. 난 용서해요"라고 이탈리아어로 되뇌었다고 임종 상황을 전했다.
로마 가톨릭 교회 소속인 레오넬라 수녀는 소말리아 수도 모가디슈 소재 SOS 병원에서 현지인을 상대로 간호 교육을 마치고 나오던 중 무장괴한 2명이 난사한 총탄에 맞아 숨졌다.
그녀는 케냐와 소말리아에서 38년동안 봉사활동을 벌여왔다. 향년 65세.
웨송가 신부는 그녀가 소말리아에 체류하는 게 매우 위험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며 그러나 그같은 상황이 그녀를 주저하도록 만들거나 용기를 꺾지는 못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레오넬라 수녀 피격 사건은 로마 가톨릭 교황인 베네딕토 16세의 '지하드 발언'에 앙심을 품은 무장단체에 의해 저질러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나 구체적인 조사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모가디슈를 장악하고 있는 이슬람군벌세력은 사건과 무관함을 주장하면서 용의자 2명을 체포, 조사하고 있다.
김민철 특파원 minchol@yna.co.kr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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